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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롯데그룹 수사 총수일가 직전 일단멈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26 16:37  | 조회 : 3550 
[생생인터뷰] 롯데그룹 수사 총수일가 직전 일단멈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아침부터 속보에 많은 분들 안타깝고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롯데그룹 이인자로 불리는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배임 및 횡령 혐의와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에 관련해 오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회장이 검사의 조사를 앞두고 압박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닌가,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도 당혹스러워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부회장이 그룹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되어 있었고 롯데의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 인물이었기에 여러 가지 수사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이하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아침부터 많은 분들이 놀란 상황입니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정확히 어떤 역할과 어떤 무게감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있었나, 싶거든요.

◆ 박상인> 말씀하신 것처럼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이인자 역할을 했어요. 신격호 총괄회장 다음으로 롯데그룹의 전반적 아주 비밀스러운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73년에 롯데에 입사를 했으니 40년 넘게 롯데에 몸을 담았고요. 롯데에 가장 핵심적인 계열사인 롯데 호텔에서 출발해 롯데 쇼핑을 거쳐 지금은 그룹 정책 홍보, 2011년부터 본부장으로 부회장 겸 본부장으로 롯데 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죠.

◇ 김우성>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부분에서 사실 검찰 수사에 칼날도 겨눠졌던 것 같은데요. 삼성에 비유하자면 구조조정본부 역할이다, 정확히 그룹 내 핵심 의사결정, 여러 가지 그룹 지배 구조 결정에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까?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박상인> 롯데 정책 본부라는 것이 2004년 처음으로 생겼습니다. 신동빈 당시 사장이 경영관리본부를 맡으며 정책 본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요. 2011년 신동빈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책 본부를 이인원 부회장이 물려받아 정책 본부장 역할을 했습니다. 2011년 당시 이인원 부회장이 물려받을 때부터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본부와 거의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총수일가 자산 같은 것을 관리한다든지, 계열사 간 거래라든지, M&A라든지. 그룹 전반에 대한 내용과 총수일가 자금 관리, 세습 문제 이런 것들을 총괄적으로 지휘, 감독 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그룹의 지배 관계에 있어서 핵심적인 일을 했는데요. 유서 내용에서 비자금은 없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이 더 여파가 커졌는데요.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 경영권 분쟁에도 많은 분들이 뉴스를 보면서 광윤사는 뭐고, 이렇게 복잡하게, 그룹 주인이 누구냐, 일본 사람이냐, 별별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와 지배 구조부터 시작해 비자금 문제까지 지금 검찰이 겨눈 칼날이 이인원 부회장의 이러한 목숨을 끊은 일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거든요. 결국, 핵심 의혹은 그 부분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박상인> 당연히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롯데는 우리나라에서 복잡한 소유지배구조를 가지고 있고요. 사실상 한국 롯데의 지주 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 호텔, 비상장 기업이죠, 이 롯데 호텔의 주식 대부분을 일본 롯데가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롯데가 사실상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특히 MB정부 때 롯데 그룹 성장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기에 그 당시 M&A나 잠실 롯데 월드 타워 인허가에 대한 문제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고요. 작년에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의 경영권 세습과 관련된 막장 드라마 같은 일들이 일 년 넘게 벌어졌는데요. 그 와중에 검찰에 대한 고소도 있었던 것 같고, 여러 가지 롯데 그룹이 그동안 저질러온 많은 의혹들이 있었던 그런 사건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단계이죠. 이 모든 일에 대해 사실상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총수에 직접적 관여를 입증하는데 가장 중요한 증인이 바로 이인원 부회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압박감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정말 가장 많은 열쇠를 쥐고 있다는 그 무거움이 짓눌렀던 것이 아닌가, 그만큼 밝혀내야 할 사항은 밝혀내야 할 것인데요. 검찰도 당황스러운 입장인 것 같습니다. 지금 롯데 호텔 얘기를 하셨습니다. 핵심적인 지주 회사 역할을 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박상인> 네, 그렇습니다. 사실 롯데 호텔을 통해 일본 롯데 홀딩스가 롯데 호텔을 지배하고 롯데 호텔이 사실상 지주 회사 역할을 하는 복잡한, 지금 현재에도 67개 정도 순환 출자 고리가 있습니다. 롯데 그룹은요. 그것을 통해서 70여 개의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지배되고 있죠. 그런 복잡한 지배 구조, 사실 롯데 그룹의 경우 지배구조도 이렇게 복잡하고 신격호 회장이나 신동빈 회장의 1인 경영이라는 것이 사실 심각하다 보니까 투명성이나 그룹에 대한 정보 같은 것들을 가진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 김우성> 복잡한 구조인 만큼 더 베일에 싸여있는데요. 이 부회장께서 만약 소환 조사가 되어 검찰이 본격적 수사를 했다고 한다면 탈세, 비자금 관련해서 총수 일가에 대한 직접적 수사가 이뤄졌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상인> 그 수순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다들 추측하고 있고요. 아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많은 압수 수색을 했었고. 계열사들에 대해서도요. 그리고 주요 인사들에 대한 심문도 있었기에 이인원 부회장을 통해 몇 가지 확인을 하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 아마 신동빈 회장이나 총수들이 소환될 가능성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지금 검찰의 경우 특수부나 첨단 범죄 수사팀까지 움직이고 있고 굉장히 많은 인력이 이 수사에 동원되어 있었거든요. 검찰에서 이렇게 대대적인 수사를 그간 진행한 배경도 먼저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상인> 사실 롯데 그룹이 말씀드린 것처럼 특혜, 의혹들이 있었고요. 작년에 불거진 형제의 경영권 세습 다툼에서 나타난 많은 지배구조의 문제점, 일본 롯데 홀딩스와의 관계, 이런 많은 의혹들이 불거졌기에 사실 검찰이 광범위한 수사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기서 앞으로 상황을 봐야겠지만, 얼마나 검찰이 객관적인 증거를 많이 확보했는가, 이게 사실 이슈가 될 것 같아요. 만약 이인원 부회장 자살로 인해 수사가 벽에 부딪히고, 흐지부지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것도 사실 문제가 된다고 보겠죠. 한 사람의 진술에 의존해 수사가 어떻게 되고, 안 되고, 이런 결론이 날 정도로 기초적인 사실 관계에서의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말할 수 있고요.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재벌들 일반적인 문제고 특히 롯데가 두드러진 이야기이지만 이런 소유지배구조에서의 불투명성, 기업 경영에서의 불투명성, 이런 것들로 인해 비리가 있다는 것을 확보하면서도 사실 최종적 처벌을, 최종적으로 책임이 있는 총수 일가나 이런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없다면 정말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되는 거죠. 앞으로 롯데 그룹의 향후 수사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고 어떤 범죄 사실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한 번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검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적 문제를 푸는 것에 있어서 한 사람의 이슈로 덮이면 안 될 것 같고요. 롯데 그룹 수사, 중요하고 예전에 교수님께서도 여러 매체를 통해 말씀하시고 계시지만, 비단 롯데 문제뿐만 아니라 국내 재벌이나 그룹의 소유 구조라든가 자금의 불투명성, 이런 것들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관행상 지속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기본적인 눈금들을 그려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 박상인>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일들이 하루 이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있고요. 거기에 대한 처벌이 사실상 현행법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판검사들, 뭐 스폰서 검사들, 이런 얘기들 있었지 않습니까? 뇌물의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을 직접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워 정말 뇌물인 것 같지만 처벌을 못 한 적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결국 김영란법이라는 것을 도입한 것이죠. 재벌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현행법으로 일감 몰아주기, 배임 및 횡령, 비자금 조성도 하고, 이런 것이 명백해 보이는데 증거를 찾기 어렵거나 현행법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계속 이런 것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이런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 주장하는 것처럼 재벌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소유지배구조를 가지고 그것을 두고 다른 행위적 규제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지난 20~30년 노력했는데 성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죠. 지금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런 것을 다시 롯데 그룹 사태를 통해서 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우성>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위반 행위가 아니라 그 위반하는 근본적 문제라고 할까요, 행위자 이런 것들까지 손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어져 온다, 사실 공동책임 같다는 표현도 생각납니다. 끝으로 지금 여기 롯데 정책 본부, 여러 대기업의 구조조정본부나 핵심 정책 조직들, 지배 구조에 대한 정책 조직들, 사실 거의 무풍지대와 다를 바 없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한 컨트롤이나 사회적 견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박상인> 사실 이번 롯데 정책 본부도 보면 롯데쇼핑 안에 있습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도 삼성전자였던가요, 그 계열사로 되어있거든요. 대부분 그렇게 잘 나가는 큰 계열사 밑에 본부를 둡니다. 사실 배임이고 회사의 목적과 상관없는 곳에 돈을 쓰는 행위를 하고 있거든요. 전체 다른 계열사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에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사실 명확하게 하면 법적 근거가 없는 조직을 사실 주주들이 소송을 통해 없애야 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작동이 안 돼요, 지금 현재 주주소송제도 같은 것들이요. 보다 근본적인 행위 자체가 일어날 수 없는, 그런 유인을 주지 않는 구조적, 근본적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는 뚜렷한 답이 안 보인다, 현재 겪었던 20~30년의 경험을 통해서요. 그런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끝으로 짧게 연관 질문인데요. 사외 이사 문제들을 늘 거론할 때마다 거수기 노릇을 하고 감시 역할을 못 하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 사외 이사 문제를 정상화하거나 강화한다면 가능한 부분도 있을까요?

◆ 박상인> 사외 이사를 강화해서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만, 기본적인 소유지배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사실 독립적인 사외 이사가 일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적인 사외 이사 도입이요. 그런데도 그것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경험 사실,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고요. 지금 이야기하는 독립적 사외 이사 제도가 더 효과가 있으려면 사실 소유지배에 대한 구조적 개혁이 선행될 때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역시 법도 함께 가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상인>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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