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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불황 장마에 우산 뺏는 은행, 정부는 오락가락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01 16:30  | 조회 : 3627 
[생생인터뷰] 불황 장마에 우산 뺏는 은행, 정부는 오락가락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대기업이 1개월 이상 대출 원금과 이자를 못 갚을 때, 은행에 연체를 한 비율이 2008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해운조선업 등 취약 업종 대출 부실은 현실화되었고,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여신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안 좋다는 얘기인데요. 이런 대기업들의 취약한 재무 상황,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문제점이 줄 파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이하 김동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일반적으로 가계에서는 집을 사거나 큰일이 있을 때 대출을 해서 그것들을 갚고, 연체가 생길 수 있는데, 대기업들의 연체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고,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 김동원> 매달 한국은행이 은행들을 상대로 대출 태도를 조사합니다. 이것을 보면 금년 2, 3사분기에 걸쳐서 대기업의 경우는 위험이 훨씬 높아지고, 대출 태도에 대해 더 엄격한 태도, 대출을 기피하는 태도가 현저하게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요. 중소기업의 경우 위험은 같이 높아지지만 한국은행이 주는 정책금융이나 이런 자금도 남아 돌만큼, 대기업에 대해서는 비가 오는데 은행들이 우산 뺏기에 나섰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아직 그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우성>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덜 한 편인데요. 과거에는 가계가 기업보다 훨씬 연체가 높았는데 지금은 대기업이 더 높은 역전된 상태입니다. 근본적인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기업 부채, 지금 부실기업 얘기도 화제입니다.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김동원> 우선 연체율을 보면 그것은 착시효과가 있습니다. 왜냐면 분모가 대출액이기에, 가계 부채는 계속 대출을 해주기에 분모가 커지니 연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그런데 대기업은 대출을 안 해주니까 분모가 늘지 않고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 대출이 줄었거든요. 그러니까 분모가 줄어드니 연체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건가, 시작입니다. 시작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금년 3, 4분기에만 은행들 대출 태도가 엄격해지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앞으로 장기로 갈 것이고요. 숨어있는 그림이 뭐냐면, 현재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 여신의 57%에서, 은행에 따라 88%까지 현재 정상으로 분류했습니다. 이것을 이제는 드러내는 겁니다. 숨겨졌던 부실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왜냐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본다면, 이대로 계속 버틸 수가 없죠. 그렇기에 거기에 대비해서 미리 위험을 덜어내는 것이기에 은행들은 우산 뺏기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고요. 그런 것 때문에 금융위원장께서 우산 뺏기에 대해 은행에게 좀 더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 김우성> 말씀하신 것에 핵심이 있을 텐데요. STX 발 최고연체율이 뉴스가 되고 있지만, 앞서 사실 대우조선 때도 마찬가지였고, 은행들은 위험 등급으로 대출 여신율을 판단하여 대손충당금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사실 국책은행이 산업은행이라든지 여러 관계에 있어서 그런 것들을 막아오지 않았습니까. 지금 금융위원장도 한마디 하고 계시는데요. 이런 경우가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대출의 위험도는 높아지는데, 은행들은 줄이려하고, 핵심은 은행이 줄이려는 위험성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동원> 정부에서는 지금 상반된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 구조조정 이야기할 때는 여신관리 엄격하게 하라고 하고, 정작 특정 기업들의 문제가 발생할 때는 여신 관리에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최근 금융위원장은 ‘세심하게 봐줬으면 좋겠다.’ 물론 이렇게 은행들이 대출을 줄여나가면 정상 기업들도 살 수가 없죠. 그런 무리한 우산 뺏기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은행이 앞으로의 위험은 고사하고 과거의 위험조차, 보호하고 있었던 것을 내놓고 있는 거거든요. 앞으로 위험할 것에 우산을 뺏는 것이 아니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과거에 은행들이 과보호하고 있던 것을 내놓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보기 시작하는 거죠.

◇ 김우성> 우산을 빼앗으려는 은행들, 우산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인데요. 이렇게 가다보면 은행의 부실이 된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습니까? 그만큼 연체로 인한 은행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해주셨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위험을 준비해야 할까요?

◆ 김동원> 지금 위험한 것은 대기업의 경우 수출이나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연계되어 있을 겁니다.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계 대출이죠. 가계 대출은 결국 부동산과 연계되어 있고요. 지난 2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며 거기에 가계 대출이 나갔기에, 지금 제일 위험한 것은 내년 2017년, 2018년에 걸쳐서 신규 입주 주택이 한 70만호가 쏟아집니다. 최근에 강남이나 일부지역 역전세난이 일어난 것이 바로 그런 조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입주 물량이 과도하게 쏟아지면 역전세난이 나고, 전셋값이 떨어지고, 떨어지면 대출부실로요. 지금까지 부동산 경기 때문에 가계 부채로 은행들이 실적을 올리고 즐겼지만, 이제는 흐름이 반대로 가거든요. 그러면서 은행들은 지금은 가계 대출이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위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 김우성> 연체 부분에 있어서 가계가 기업보다 성실하다, 이런 의미였는데요. 일단 교수님 말씀처럼 곳곳에 곧 터질 것 같은 위험들을 재기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3곳 중 1곳도 사실 부실한 상태고요. 부채비율이 200%가 넘어서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한 계열사도 삼성중공업을 포함해 6개 가까이 나옵니다. 말씀처럼 지금 은행이 과거처럼 여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산을 뺏어야 할 만큼 은행 상황도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대출 문이 더 좁아졌는데, 어떤 대책들이 있을까요?

◆ 김동원> 우려되는 것은 은행들의 우산 뺏기가 과도해지면,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생산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금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년의 경우 기업들이 상반기 흑자를 낸 것을 전부 다 불황형 흑자라고 합니다. 비용을 줄여서요. 이렇게 기업이 축소 지향적으로 간다면 결국 우리 경기의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후반부가 바로 이런 과정입니다. 그런 과정의 초입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금융당국에서 그런 우려 때문에 대출 회수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이지만, 은행은 은행대로 여러 가지 관치 금융에 대한 반발까지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기업 살생부도 나오는데요. 교수님께서도 금감원을 비롯해 여러 금융 기관에 계셨지만, C, D 등급을 받고 구조조정을 해야 할 기업이 30개 이상일 것이라고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정도라면 은행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요?

◆ 김동원> 이번 주 금감원에서 발표할 거라고 예고하는데요. 발표가 되겠지만, 이렇게 위험 C, D등급, 위험하다고 하는 기업을 좀비라고 하듯, 정리하는 데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결국 최근에 조선업을 비롯해 기업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더 이상 우리가 이 좀비 기업을 끌어갈 수 없다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소나기라면 우산을 빼앗으면 안 되겠죠. 그러나 이것이 긴 장마라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결국 이것이 은행의 부실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민 경제에 부담을 주고 성장 잠재력을 잠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에, 감독 당국이 자꾸 시장이 혼돈되게 하는 두 가지 신호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은 구조조정 하라고, 어느 날은 우산 뺏지 말라고 하고, 굉장히 은행들에게 경영을 어렵게 하는, 오히려 정부가 구조조정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렇게 가다 보면 신용경색처럼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는데요. 지금 정부가 단일화된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기업 상황과 은행 상황을 대처해야 할 텐데요. 어떤 메시지, 대안이 필요할까요?

◆ 김동원> 아마도 정부는 이중적인 신호를 가지고 갈 수밖에 없겠죠. 정부가 구조조정 쪽으로만 간다면, 은행들은 숨겨놓았던 부실들을 터뜨린다면, 정부가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는 책임 사태가 벌어지니까요. 정부는 또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정부는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고. 결국 제가 보기엔 은행들이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책임이 지는 것은 은행입니다. 은행의 부실을 어떻게 하는 것은, 은행의 관리이기에 은행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 김우성> 은행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97년 IMF 때도 거론되었지만, 독립된 금융감독체계라든가 관치나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필요한데요. 그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 김동원> 그러니까 말씀하시는 게, 산업은행과 대우해양조선도 결국 금융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거든요. 이런 숨겨진 것들이 나오는가, 금융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우산 없이도 상황이 좋아질 만큼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동원>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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