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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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찾.사 “거절의 기술” - 윤용인 작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6-17 11:46  | 조회 : 4143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6월 3일(금요일)
□ 출연자 : 윤용인 작가


노.찾.사 “거절의 기술” - 윤용인 작가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금요일 이 시간, 사소한 것들인데 나한테는 너무 중요한 인생의 문제들,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아니더라도 어디 가서 물어보지 못한 나만의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노.찾.사, 노답을 찾는 사람들 시간입니다. 이 시간 청취자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지는데요. 문자로 질문이나 고민, 의견, 보내주세요. 유료문자 #0945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 시간 함께해주실 분, 윤용인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운용인 작가(이하 운용인):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지난주에 질투에 관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청취자 분들이 관련된 질문도 많이 주셨고, 개인적인 고민들도 선뜻 내보이셨는데, 사실 짧은 문자로 고민 이야기하고 답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고, 윤용인 작가께서도 부담이 되실 것 같아요. 이게 사석에서 차 마시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방송에서 하는 말이니까요.

◆ 운용인: 어떻게 보면 되게 쉽게 생각하겠다고 하면 쉬워질 수 있는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이 쉽게 접근되어지는 부분은 아닌 게, 제가 상담과 심리 공부를 하면서 상담에 아주 다양한 방식들이 있죠. 어떤 분들은 해결책을 바로바로 주는 인지적 사고방식도 있고, 인간중심적 상담이라고 해서 훨씬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하는 방법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 모순이 있다는 것을 바로바로 찾아주는 방식도 있고 해요. 그런데 저는 글쎄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 인생에 대해서 바라보는, 그 정도의 밥을 먹고 나니까 해답이라는 것은 각자 다 가지고 있고, 어쨌든 고민이라는 것은 과중을 따질 수 없는 거다, 누군가의 작은 고민도 누군가의 큰 고민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진지하게 들어주고 고민을 같이 나누는 것, 이런 것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떤 부분에서는 즉각 즉각 해결책을 주고 싶은 욕구도 있지만 가능하면 그런 걸 억누르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익선: 알겠습니다. 누군가의 신발을 신어보는 심정으로 하신다는 말씀을 지난 시간에 하셨는데, 오늘도 성심성의껏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사연이 있어서 이거 읽어드릴게요.

“제 딸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도 잘 보고 선생님들께 예쁨을 받아왔는데요. 그런 제 딸이 시험을 잘 보고 상을 받을 때마다 아이 친구 중에 한 엄마가 자꾸 밥을 사라고 성화를 합니다. 저는 사실 아이 성적에 큰 관심도 없고, 일희일비 안 하는 데, 그 엄마가 쪼르르 먼저 전화를 해서 비비 꼬는 말투로 좋겠다며, 밥을 사라고 하더라고요. 워낙 아이들끼리 친하고 엄마들끼리도 자주 모이니, 초등학교 때는 좋은 게 좋은 거다 싶어서 밥도 그냥 샀는데, 중학교 와서까지 짜증나는 행동이 이어지네요. 듣기 좋은 말도 한 두 번이라는데, 싫은 행동이 반복되니까 이사 가고 싶을 지경이에요. 이 엄마한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워낙 말 많고 엄마들과 교류를 많이 하는 엄마라 정색하면 잘난척한다고 할 테고, 참 난감합니다.”

가까이 하기에도, 멀리 하기에도 어려운 게 아이 친구 엄마거든요. 워킹 맘들은 다 아실 것 같아요.

◆ 운용인: 워킹 맘의 아이는 아이이가 학교를 다니고 이럴 때 약간 마음속에서 움츠러드는 게 약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학부모들이 같이 모여서 활동들을 굉장히 열심히 하잖아요? 사적으로도 같이 교류하고, 맥주도 같이 마시기도 하고요.

◇ 이익선: 맞습니다.

◆ 운용인: 그런데 이런 부분에 본인이 참여하지 못하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소외당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이 굉장히 크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사연 자체가 엄마와 상대 엄마 사이에 아이가 없다고 한다면 조금 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텐데, 아이가 놓이다보니까, 엄마의 불안감과 관련된 문제다보니까 문제가 조금 복잡하게 전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래요. 이런 엄마들과 교류를 무척 많이 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어머니들에게 어떻게 말하면 잘 보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거든요. 이 어머니의 고민도 거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사 가고 싶을 지경이라고 하시니까, 이게 마음으로는 큰 고민이신데, 어떻게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정중하게, 적정선에서 딱 잘라주는 게 가능할까요?

◆ 운용인: 거절의사를 밝히는 것 이전에 저는 이 엄마의 이야기에 조금 더 들어가 보고 싶은데요. 사실 누군가한테 거절을 잘 못하고 누군가에게 싫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꽤 많죠. 이분들이 성격적, 기질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또 자라면서 교육 환경 속에서 그런 교육을 받으실 수도 있는데, 그런데 제가 볼 때 그런 분들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오해의 부분이 있어요. 그렇게 거절하지 못하고 이런 분들의 오해는 다른 사람들도 다 자기 같거니, 이렇게 생각을 하십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 자기처럼 거절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고, 이럴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어쩌면 저쪽 편 엄마, 매일 밥 사라고 하는 엄마는 자기 행동 자체가 과하거나 무례하다는 생각을 못할 수도 있어요. 늘 그래왔고, 그게 그분의 성격이고 친하자고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자기가 늘 이렇게 조금이라도 모임에 들어오라고, 자기한테 하는 배려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 엄마는 그런 부분에서 혼자 고민하면서,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 분이 굉장히 기분나빠할 텐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 거절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세 가지 정도의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첫 번째는 거절하시는 분이 흥분하시면 안 돼요. 그러니까 화가 났다든지 격양되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흥분하면 안 됩니다.

◇ 이익선: 너무 진지한 것도 피하는 게 좋죠?

◆ 운용인: 그렇죠. 단호하게 하지만 흥분하지 않으면서, 그런데 흥분은 어떨 때 흥분하게 되냐면,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흥분이 돼요. 스토리가 계속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래서 단호하고 짧게, 이야기를 오래 끌지 말고 용건만 딱 전달하고 마는, 그리고 상대를 비난하려고 하고, 상대의 행동 자체를 지적하려고 하지 말고, 그렇게 했을 때 내 마음 자체가 불편했고 나는 힘들었다, 이렇게 내 감정 자체를 전달해주는 방식, 그런 식의 거절의 방식을 고민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익선: 흥분하면 안 된다, 짧게 핵심만 말한다, 내 감정을 전달한다, 세 가지였습니다. 4120님, “저는 거절 잘 합니다. 살다보니 남의 입장, 또는 조직의 입장을 굳이 생각 안 해도 되겠더라고요. 제가 행복한 게 좋은 거예요. 남에게 큰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요.” 아, 쿨하십니다. 0139님, “드라마에서 이거랑 비슷한 이야기 본 거 같아요. 그 드라마에서는 모임 중에 파워가 있는 엄마랑 친해져서 역으로 그 엄마에게 밥을 사라고 하는 거예요.” 더 파워가 있는 엄마한테요? 그런 방법도 있을까요? (웃음) 그리고 0213님, “비슷한 유형의 엄마 제 주변에도 있어요. 진심어린 축하가 아닌 관례라면 그것도 고민일 것 같아요.” 하고 주셨는데요. 하긴 너무 진지하게 가면 “어머, OO엄마 왜 그래? 장난하자고 한 이야기인데, 뭐 그렇게 심각해?” 이렇게 나오거든요.

◆ 운용인: 나는 개그 하는데 왜 다큐멘터리 찍고 있어? 이런 거죠.

◇ 이익선: 그러니까요. 난감한 일이죠. 이런 비슷한 일을 많이들 보신 것 같아요. 광고 듣고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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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선: 당신의 전성기 오늘, 금요일 코너, 노답을 찾는 사람들, 노.찾.사 함께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질문들 들어와 있는데요. 먼저 0213님 “작가님의 시원한 답변 감사합니다. 단호하게, 짧게, 그리고 웃으면서!” 하셨고요. 익명을 원하시는 청취자님이 보내주셨어요. “오빠가 장애가 있는데 딸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가족 여행이나 외식을 절대 안 하려고 합니다. 딸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서운하기도 합니다. 제가 딸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하고 보내주셨어요. 이거 참 힘드시겠네요.

◆ 운용인: 엄마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면 아들이 또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 신경쓰이고, 딸이 오빠가 신경을 더 써줬으면 좋겠는데 얘가 왜 이러나, 이런 서운함도 있고.

◇ 이익선: 서운함이 당연히 있으시죠.

◆ 운용인: 그러면서 딸의 행동이 또 이해가 되고 하니까요.

◇ 이익선: 사춘기잖아요?

◆ 운용인: 그렇죠. 되게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제 딸이 중학교를 가고 이랬다면 성장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그 전에 아이들, 어린 남매였을 때의 방식은 지났다, 이런 상황인 것 같고요. 지났다는 이야기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혹시 잘못해서 딸한테 너 이러면 안 된다는 방식으로 뭔가 강요하고 하게 되면 이게 나중에 딸한테 굉장히 큰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요. 상처도 되고, 죄의식이 커지고, 그런데 저는 오히려 아들한테, 아들이 조금 서운하거나 이럴 수 있더라도, 딸이 싫다고 한다면 그냥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들이 서운한 부분은 엄마가 어느 정도 커버하면서 했으면 좋겠고, 저는 이 부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이익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운용인: 딸이 엄마랑 오빠가 외식을 갔는데 집에서 혼자 TV보고 있다, 친구를 만난다고 해도 그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거예요. 대게의 경우 인간한테는 선함을 향하려는 의지도 있고, 원래 자리로 가려고 하는 항상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 딸이 스스로 조금 방황하고 스스로가 답을 찾을 수 있게 시간을 주는 게 나중에 딸한테 다른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익선: 네, 아주 명쾌합니다. 그런데 집안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하나 있는 경우에는 보통 엄마, 아빠가 온통 그 아이만 신경을 쓰는데, 사실 그 옆에 있는 아이가 배려 받지 못하는 게 크거든요. 그 부분을 살펴주셔야 합니다. 8342님, “새로운 신입이 후루룩 쩝쩝 소리를 크게 내서 밥을 먹어, 같이 먹기도 싫고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셨어요.

◆ 운용인: 이런 경우들이 있는데요. 거래처 사람이랑 같이 만나서 밥을 먹는데 상대방과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데 이에 고춧가루가 꼈다든지 할 때, 아 이걸 어떻게 이야기해줘야 하나 고민이 될 때가 있어요. 이야기를 하지 않자니 너무 내가 신경이 쓰이고, 이야기를 하자니 기분나빠할 것 같고.

◇ 이익선: 나중에 화장실가서 확인하면 되게 원망스럽잖아요.

◆ 운용인: 그렇죠. 특히 이렇게 음식소리를 가지고 하는 것은 가족끼리도 이런 이야기하면 상처받잖아요. 저도 무의식 중에 식사를 하는 데 딸이나 집사람이 너무 소리가 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걸 바로 인정하기 보다는 저항감이 확 들어요. 그래서 같이 안 먹을 거야, 이런 생각이 들고, 왜 이렇게 청각이 발달했어? 이런 생각이 들고요, (웃음)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후배 분한테 “너무 소리 내서 먹지마” 이런 건 안 좋을 것 같고요. 글쎄요. 다른 방법이 있다면 혹시라도 술을 한 잔 같이 마시면서 어느 정도 술기운에 편하게 이야기를 한다든지, 그런 방법이 나을 것 같아요. 서로 이완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게요.

◇ 이익선: 제 경험인데요. 저희 남편이 좀 쩝쩝 소리가 나요. 그런데 저는 그런 소리가 나면 안 된다고 배우고 컸기 때문에 그게 좀 놀라웠는데, 그게 좀 말하기가 그렇더라고요. 부부지간에도. 그래서 어느 날 작전을 썼죠. “어머, 당신 오늘 소리가 덜 나네, 그렇지? 얘들아?” 그러면 애들은 눈을 찡긋하면 내 사인을 알기 때문에, “어, 맞아요.” 그렇잖아요.

◆ 운용인: (웃음) 남편 입장에서 제일 기분 나쁜 건 아이들 동원하는 거예요. 이거 정말 좋지 않습니다.

◇ 이익선: 아니, 그런데 저는 효과 봤어요. 그 다음부터는 상당히 신경 쓰는 눈치더라고요. 그리고 앞서 익명으로 따님 이야기 보내주신 분이 “감사하다”는 문자 보내주셨네요. 이렇게 의견을 구해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합니다.

◆ 운용인: 네, 감사합니다.

◇ 이익선: 그리고 7253님, “고1짜리 아들에게 공부 억지로 할 필요 없다, 굳이 대학갈 필요 없다고 말한 적 있는데, 하루는 아들이 정말로 아빠 말이 맞다며 자기는 대학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군대 가서 진로를 걱정하겠다고 하는데, 어이도 없고 제가 한 말이 있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거 어떡하죠?

◆ 운용인: 일반적으로 부모가 모순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굉장히 치명적이거든요. 그런데 또 이 아빠 입장에서는 호쾌하게 이야기 했을 수 있죠. “공부가 뭐가 중요하냐? 중요한 건 인성이야, 인성. 공부 잘하는 것보다 예의 바른 게 중요하다. 아빠는 네가 대학 안 가도 상관없어, 올바르게 크면 돼.” 멋있잖아요? 여기까진 멋있는데 아들이 “아빠, 생각해보니까 아빠 말이 맞는 것 같아, 그래서 저 대학 안 가려고요.” 이 상황이 된 거죠. 그런데 여기서 “아들아, 사실 그때 아빠가 했던 이야기는 거짓말이었어.” 이렇게 되면 여기서부터 다 어그러진다는 말이죠. 그래서 여기서 또 그냥 믿을 수 있는 건, 여전히 아들의 판단을 믿으면 됩니다. 아버지는 초지일관 “그래? 그렇게 생각했어? 네 인생이니까 네가 가장 많이 생각했겠지, 아빠는 네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거기서 딱 쿨하게 끝을 내야 합니다. 지금 고1인데, 고2때 생각 다르고, 고3때 생각이 다르잖아요?

◇ 이익선: 아, 고1이죠. 기회가 있네요?

◆ 운용인: 그럼요. 그래서 더 중요한 건 혹시라도 내가 이렇게 방임하게 되면 공부 할 시간에 괜히 아이가 시간 자체를 놓치는 것 아닌가, 이런 것을 우려하지 마시고, 그 시간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부모가 일관성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가세요.

◇ 이익선: 좀 불안하시지만 일단 믿어보시죠.

◆ 운용인: 그렇죠.

◇ 이익선: 9110님, “저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처리하는 편이죠. 이야기를 듣다보면 거절, 혹은 수락에 관한 판단이 서거든요. 너무 냉정해도 안 되지만 남에게 끌려가는 삶은 자괴감만 더할 뿐입니다.”하고 본인의 처리 방법을 말씀해주셨어요. 2089님 “오늘도 유익하고 시원한 상담 최고예요. 다음 주에 또 만나요.” 보내주셨고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견을 듣는 입장에 처할 때가 많거든요. 특히나 윤 작가님은 더 그러실 텐데, 제일 먼저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문제를 받아들이고, 어떤 각도로 조언을 하려고 하세요?

◆ 운용인: 이를테면, 저는 거절을 예로 든다고 하면 방법적으로 거절을 잘 하는 방법, 또는 거절을 하라, 마라, 이런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이를테면 이건 기절적인 부분, 성격적인 부분에서 나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고,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배려하는 성격이고, 이렇기 때문에 거절을 못하는 것이거든요. 이게 옳다, 나쁘다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더 큰 것은 이분이 배려를 잘하고 하는 부분에서 생기는 더 큰 아름다움이 있을 거예요. 거절을 못해서 불편한 것 대신에 다른 쪽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크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장점들, 빛을 가지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빛을 부각시켜야지, 어둠의 측면을 자꾸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하지만 그게 어둠의 측면이 있다고 하면, 우선 나는 이 만큼의 장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의해서 불편하다면 그 불편함 자체를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큰 그림 속에서 나무 하나를 보기 보다는 숲 전체를 보면서 나무를 이야기하자, 그런 방식으로 생각을 하는 편이죠.

◇ 이익선: 그렇군요. 앞서 저희가 긴 사연을 하나 읽어드렸잖아요?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데 한 턱 내, 밥 사, 이게 도를 넘어서 불쾌함을 유발하는 엄마에 대한 사연이었는데요. 처방전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 운용인: 거절의 기술들, 요새 뭐 ‘미움 받을 용기’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문화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그만큼 사람들이 미움 받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 거절을 받는 것, 또는 거절을 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됐겠죠. 그렇다고 한다면 앞서 우리가 초반에 이야기했던 이런 현상들은 계속 살면서 생길 텐데, 상대한테 기분 나쁘지 않게 나의 의사 자체를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효과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조금 아는 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서도 꾸준한 스테디셀러인 책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마셜B 로젠버그가 쓴 ‘비폭력대화’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라고 해서 이 책이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중간 중간에 실습에 대한 예제가 들어 있어요. 이를테면 게임만 하는 아이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하면서 엄마의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 워크북 형식으로 되어 있거든요.

◇ 이익선: 와, 이거 제가 봐야겠네요.

◆ 운용인: 네, 그래서 활자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편하게 볼 수 있고요. 이 책을 보시고 나면 NVC센터라고 해서, 비폭력 대화 센터가 한국에도 있어서, 서로 같이 모여서 실습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 한 번 찾아서, 챕터별로 짧게 짧게 읽어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게 오늘의 처방전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익선: 네, 감사합니다. 앞서 7253님, 아들 고민 보내주신 분이죠. “고민하고 있었는데, 답은 가깝고 쉬웠네요. 고맙습니다.” 하셨어요. 오늘도 노답을 찾는 사람, 노.찾.사, 운용인 작가와 함께 했는데요. 말씀 감사했습니다.

◆ 운용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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