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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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 상습적으로 거짓말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허언증' 늘어나는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2-17 20:02  | 조회 : 4009 
[정면인터뷰] 상습적으로 거짓말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허언증' 늘어나는 이유는?-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 (청담하버드심리센터)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2/17 (수)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진짜가 아닌 거짓을 마치 진실처럼 포장해서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 이른바 이것을 ‘허언증’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인 거짓말의 범위를 벗어나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타인을 사칭한 대출이나 사기와 같은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잠시 후에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면인터뷰,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과 함께 합니다. 원장님 나와 계세요?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청담하버드심리센터, 이하 최명기)>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안녕하세요. 허언증. 말씀은 드렸는데. 이게 어떤 질병인가요?

◆최명기> 허언증 자체는 진단은 아니고요. 허언증은 있지 않은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의미가 되요. 그런데 허언증이 발생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요. 그 얘기를 진짜 본인이 믿느냐, 안 믿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만약 본인이 진짜 그 얘기를,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믿으면 망상이 되는 거고요. 망상은 흔히 조현병이라든가, 뇌의 손상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고요. 만약에 그 얘기를 자기가 실제로 그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이게 본인의 성적 장애라든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든가. 아니면 범죄자의 하나의 행태가 되는 거예요.

◇최영일> 그렇군요. 자신이 자신이 한 말을 믿느냐, 아니냐로 구분이 되는데. 그런데 이 허언증이라는 말이 의학적인 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아닌 것이군요?

◆최명기> 예. 정확한 명칭이라고 하면 Confabulation이라고 작화증(作話症)이라고 있는데요.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요. 알코올 의존증에 의해서 알코올성 치매 환자 분들은. 예를 들어서 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제가 알코올성 치매 환자분한테 ‘저 3일 전에 보셨죠?’ 그러면 ‘맞습니다, 3일 전에 공항에서 봤죠’. 이런 식으로 말을 지어내세요. 그래서 말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의 작화증이라고 하는 게, 하나의 뇌 손상의 증상이기는 해요. 그런데 그것은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고의적인 거짓말을 지어내는 허언증과는 다른 거죠.

◇최영일> 원장님. 그러면요.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요즘에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것도 좀 비슷한 질병으로 볼 수 있습니까?

◆최명기> 비슷하지만 약간 다를 수 있는 게요. 예를 들어서 사기꾼 같은 경우에도 거짓말을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사기꾼은 거짓말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 맞는 게 있고요. 본인이 사기를 치면서 누군가의 신분을 도용하더라도 들킬까봐 무서워서 그 사기 행위만 끝나면 빨리 본인의 신분으로 돌아와서 숨거든요. 그런데 리플리 증후군은 어떤 특징이 있느냐면. 본인이 타인의 신분이 된다는 것을 오히려 굉장히 즐기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리플리 증후군의 범죄자들은 결국은 계속 누군가의 신분을 도용하다가 오히려 꼬리를 밟히는 일이 생기게 되죠.

◇최영일> 맞습니다. 이 이름 자체가 영화에서 등장했던 이름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원장님. 이 허언증과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최명기> 일단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는 표현 자체가, 그 진단 기준 중 하나가 거짓말이 들어가게 되요. 그렇기 때문에 반사회적 인격 장애 중에 이런 허언증을 보는 분들을 보다 보면 대부분들은 이렇게 남한테 거짓말을 해서 남을 속인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커다란 즐거움을 느껴요. 그러면서 자기가 남인 척 하거나 자신에 대해서 어떤 굉장히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거짓말을 하면서요. 남들이 우러러봐줄 때 굉장히 자기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최영일> 그렇군요. 그러면 결국 우리 사회의 거짓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읽히는데요. 이렇게 이 허언증이 늘어나는 원인. 그 원인은 무엇으로 꼽으십니까?

◆최명기> 일단은 사회가 예를 들어서 과거에는 학연, 지연 그런 것으로 인해 그냥 한 다리만 걸치면 모두 다 알 수 있는 사회였잖아요. 그런데 점점 사회가 익명성이 보장이 되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그게 들키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갔고요. 옛날에 고도 성장 사회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면 내가 무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점점 양극화가 이뤄지게 되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내가 정상적으로 그게 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냥 내가 의대에 가느니 의사인 척 하면 어떨까. 내가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는 것보다 그냥 변호사인 척 하면 돼. 이런 식으로 중간을 건너뛰고 어떤 사람인 척 하는 게 늘었고요. 그런 다음에 어떻게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신분을 보장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늘었잖아요. 그러나 반대로 주민등록증이라든가, 몇 가지 도구만 본인이 위조를 하면. 면허증이라든가. 그 때부터 전문가로 인정받기 쉬운 측면도 있고요. 또 마지막은 유명인을 사칭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것은 유명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전부 다 페이스북 등에 공개가 되다 보니까요. SNS를 통해서 정보를 많이 습득할 수 있게 되니까 내가 누구인 척 하기가 점점 쉬워지는 거예요.

◇최영일> 직접 드러날 필요는 없고요.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SNS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이 마치 스타인 것처럼 사진을 걸어놓고 사칭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이 벌어지는 데요. 이런 것도 일종의 허언증이라고 봐도 좋은가요?

◆최명기> 그럼요. 그것도 결국은 있지 않은 것이고, 남의 신분을 도용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일단은 본인은 굉장히 대단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스타의 이름을 하면서 계속 반응이 올라오는 게 본인에게 굉장히 즐거움이 되고요. 나쁜 의미에서. 그러면서 이게 결국 본인을 스타로 생각하는 사람을 속여먹을 수 있으니까요. 거기에서 또 쾌감이 생기고요. 그러면서 그 스타 자체의 명예라든가, 이익에 손상을 주게 되니까 남한테 피해를 주게 되는 데에도 쾌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고요. 거기에서 만약에 선물을 중간에 갈취한다거나 그런 게 있게 되면. 정기적인 이익까지 생기게 되면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최영일> 점점 일이 커지게 되는군요. 그런데 말씀 주신대로 인터넷 온라인 공간에서는요. 그 익명성이 더 감춰질 수 있으니까. 오히려 이런 거짓말 놀이를 패러디하면서 일종의 유희처럼 이용하기도 한다던데. 이런 게 좀 확산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염려스러운 부분 아닌가요?

◆최명기> 일정 부분 염려스러운 부분이...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한다고 해서 거기에 넘어가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런 일들이 있다가 실제로 본인이 무언가 착각을 해서, 본인이 실제로 그 사람으로 착각하게 되면서 어떤 유리한 상황이 생기게 되잖아요. 수없이 이런 일을 하게 되다 보면 거기에 넘어가게 되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요. 그 때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고요. 조금씩 이러다가 본인이 가장 불행해지게 되죠. 피해 받는 사람들도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만요.

◇최영일> 원장님, 그래서 조금 걱정되는 게 뭐냐면요. 특수한 범죄 사례라면 모를까 이게 좀 일반화 되고 보편화 되는 게 우려스러운데. 요즘에 취업준비생들이 하도 취업이 힘드니까 자기소개서를 쓰다, 쓰다 이제 ‘자소설’을 쓴다. 이렇게 얘기해서. 자기에 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결국은 취업을 위해서는 거짓으로 자기소개를 해도 이제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하네요. 그러면 이것도 같은 맥락의 한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까?

◆최명기> 그렇죠. 왜냐하면 결국 죄책감이라고 하는 것은 윤리에서 생기게 되는데요. 결국 항상 나는 피해만 받아 왔어. 어차피 취직하고 그러는 것은 백이 있거나 배경이 좋은 애들이 전부 가져가. 어차피 나한테는 기회가 올 것도 없어. 나는 그냥 이것을 속이는 조그만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지만. 세상에는 어차피 청탁을 넣어서 더 큰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이 많아. 난 아무 것도 아니야. 이러다가 보면 죄책감이 없어지게 되면서, 남들도 다 하니까 나도 안 할 수가 없어. 이러면서 점점 그렇게 되는데요. 문제는 그렇게 꾸며낸 자소설이 결국은 입사 담당자들은 수도 없이 보다 보니까요. 어느 정도는 걸러지는 면도 있어요.

◇최영일> 그렇군요. 그럴 가능성이 있네요. 어쨌든 이것도 우리가 사회적인 병인만큼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원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명기>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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