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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재계의 박삼구 회장 구하기, 어떻게 봐야할까”-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11 19:08  | 조회 : 7581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재계의 박삼구 회장 구하기, 어떻게 봐야할까”-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김윤경>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 시간입니다. 당연히 곽정수 기자님을 불러야겠죠.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 기자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 재계의 이야기가 어찌나 많은지, 아이템 선정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곽정수> 그렇죠.

◇김윤경> 이번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요. 정말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서 그룹을 재건하겠다. 많이 매달려왔는데. 거의 올인하고 막바지 단계인 것 같아요. 그렇죠?

◆곽정수> 그렇죠. 지난 주 금요일이죠. 6일 날 채권단이 몰려와 금호산업 주식 50%+1주인데요. 이것을 박 회장이 인수하기 위한 자금계획서를 산업은행에 냈습니다. 그래서 산업은행이 심사를 해서 적정성과 가능성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겠죠. 그래서 승인이 나면 시한이 20일까지인데요. 박 회장이 연말까지 인수 자금 7,200억 정도를 납입하면 경영권을 되찾게 됩니다. 이게 6년 만인데요. 2006년에 대우건설을 인수했고 2년 뒤인 2008년에는 대한통운을 인수했잖아요. 그 때 무리하게 인수를, 사실상 빚을 얻어서. 그 때 이 두 회사 인수 작업으로 9조가 들어갔어요.

◇김윤경> 그렇군요.

◆곽정수> 지금도 엄청난 금액이죠. 그러다가 유동성이 몰리니까, 빚으로 하다보니까 갚지를 못하니까 유동성이 몰려서.

◇김윤경> 워크아웃 들어갔죠.

◆곽정수> 그렇죠. 2010년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는데. 지금 거의 6년 만이에요. 이번에 금호산업이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이거든요. 경영권을 되찾게 되는 거죠.

◇김윤경> 금호산업을 인수한 거죠?

◆곽정수> 그렇습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예요. 아시아나항공은 주요 금호그룹 계열사의 최대 주주고요. 그러다 보니까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쭉 지배하게 되는 거죠.

◇김윤경> 그렇군요. 그런데 이게 산업은행에 제출한 게 당연하게, 자금 조달은 그러면 어떻게 하겠느냐. 이것을 물어보는 서류를 냈을 것 같거든요. 7,228억 원. 그런데 이게 박삼구 회장이 갖고 있는 사재나 이런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잖아요? 자금 어떻게 마련하겠다고 했나요?

◆곽정수>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요. 박 회장이 금호산업의 주식 인수를 위해서 자본금 4,000억 원 규모의 금호기업을 새로 만듭니다. 일종의 지주회사 격이죠. 이 회사의 자본금이 4,000억이고. 그 다음에 자본금은 아니고 외부에서 3,000억 정도를 더 빌려온다는 거예요. 그러면 인수자금인 7,000억에 근접하잖아요. 그래서 그 돈을 가지고 채권단이 보유 중인 50%+1주를 인수한다는 거죠. 박 회장이 이를 위해서 이미 아들하고 같이 갖고 있었던 금호산업 주식. 한 10% 정도 되는데. 그리고 금호타이어 주식이 약 8% 정도 되고. 이 주식을 팔았어요.

◇김윤경> 그게 1,500억 정도잖아요.

◆곽정수> 그렇죠. 1,500억을 마련했는데. 이 때 다른 재벌 그룹들이 그 주식을 사면서 결정적 도움을 준거죠.

◇김윤경> 그게 재계가 십시일반으로 발 벗고 나섰다. 이런 제목으로 나오는 게 바로 그 얘기죠?

◆곽정수> 그렇습니다.

◇김윤경> 어디 어디인가요?

◆곽정수> 대단히 하여튼 이례적이죠. SK에너지하고 현대해상화재, 동보화재, 한화손해보험은 금호산업 주식을 사줬고요. LG화학,롯데케미칼, 효성, 코오롱은 금호타이어 주식을 사줬는데. 각각 많게는 200억, 적게는 30억 정도씩 사준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이와 별도로 CJ는 500억 원을 들여서. 아까 박 회장이 자금을 모아서 결국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주식을 사는 절차라고 했잖아요. CJ는 이 500억을 들여서 박 회장하고 같이, 채권단이 갖고 있는 금호산업 주식을 사기로 했어요.

◇김윤경> 왜 이렇게 CJ는 많이 내는 건가요?

◆곽정수> 그 부분이 논란이 있는데. 그리고 SK에너지하고 코오롱은 주식만 사준 게 아니라 금호기업에도 자본 참여를 합니다. 그래서 이들 CJ, SK, 코오롱 다 합쳐서, 총 9개 그룹인데. 그 지원액이 최소 1,430억 원에 달해요.

◇김윤경> 1,430억 원. 그러면 지금 해결이 되는 건가요?

◆곽정수>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자금 조달 계획서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일부만 이렇게 드러난 것이거든요. 그룹들의 도움이 더 클 수도 있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3,000억은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했잖아요. 그런 부분은 계속 궁금증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김윤경> 외부에서 구해야 되는 돈이 지금 계산으로만 하면 4,000억 이상은 필요한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제가 제일 궁금한 게 CJ가 왜 이렇게 많이 출자를 하기로 했느냐, 거든요. 왜 그럴까요?

◆곽정수> 사실 CJ는 이번 거래는 제가 보더라도 좀 의문점이 남아요.

◇김윤경> 대한통운이 지금 CJ 것이라서 그런 면이 있나요?

◆곽정수> 저는 그것보다도. 일단 이 관련해서 배임 논란이 좀 제기되고 있는데. 왜 그러냐면. 지금 CJ가 박삼구 회장을 도와서 금호산업 주식을 채권단으로부터 같이 산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가격이 주 당 41,000원 선이에요. 그런데 금호산업의 주가가 오늘 현재로 보면 15,000원 선이거든요.

◇김윤경> 너무 높이 평가했는데요?

◆곽정수> 그러니까 채권단으로부터 무려 시장가의 2.6배. 거의 3배에 가까운 돈으로 사는 거예요. 그러면 향후에 금호산업의 주가가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미 금호산업이 올 상반기 400억 정도의 적자를 냈어요. 향후 주가 전망도 불확실하고. 그래서 이런데 왜 그러면 CJ가 이런 선택을 했냐. 그러니 재계에서 제기되는 게 CJ의 총수인 이재현 회장 일가하고 박삼구 회장 일가 간에 굉장히 그 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다고 합니다.

◇김윤경> 그래요? 혼맥도 연결이 돼있고 그런가요?

◆곽정수> 혼맥까지는 아닌데. 사실은 어떻게 보면 사돈 기업일 수는 있어요. 왜 그러냐면 좀 복잡한데. 금호 박삼구 회장의 여동생이 대상그룹 회장님의 부인이에요. 그렇죠? 그 딸이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부인이었잖아요.

◇김윤경> 이었죠.

◆곽정수> 예. 그런데 이혼을 했단 말입니다. 사실 그렇게 치면. 또 CJ는 삼성하고 형제 그룹 아니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한 다리 건너……. 지금은 이혼했으니까. 그런 것보다는. 이 두 총수 일가 간에 오래 전부터 두터웠다고 해요. 1990년대 초에 CJ가 삼성에서 처음에 분리했을 때 좀 어려웠는데, 그 때부터 금호가 도와줬고. 이후에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재미난 것은 두 회장 부인들이 대학 동창이래요. 또. 여러 가지 그렇게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윤경> 인연이 있네요. 진짜.

◆곽정수>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금호를 도와주는데 CJ가 굉장히 위험성을 떠안는 것은. 다른 이유가 없이 단지 총수 간의 친분 관계가 이유였다면. 이것은 배임의 위험성이 있다는 거죠. 전문가들의 지적이.

◇김윤경> 예.

◆곽정수> 총수 간의 친분 때문에 회사가 위험을 떠안은 것이잖아요.

◇김윤경> 그래서 아마 나오는 이야기가. 그러면 CJ대한통운이라든지 이런 물류와의 시너지를 도모하겠다. 이 얘기가 그래서 좀 나오는 것 같네요.

◆곽정수> 그것은 기존에 거래 관계가 있어서 실제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면 모르겠는데. 그것은 하나의 미래 가능성이죠. 미래 가능성 보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위험을 떠안았다면. 아마 장사하는 분들은 그런 일 안 하지 않을까요.

◇김윤경> 그런데 어쨌든 박삼구 회장을 도와주는 재계의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면, 인간성 좋은가?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곽정수> 그런데. 이 문제 말고요. 아까 CJ 말고 다른 그룹들도 주식을 사주고 이렇게 도와줬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 부분도 배임 논란이 제기되는데. 처음에 이게 나왔을 때는 박 회장이 역시 수완이 대단하다. 재계에서 마당발로 통했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박 회장이 이 지원 그룹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윤경> 예를 한 번 들어주시면…….

◆곽정수> 왜 그러냐면. 이들 주식을 사준 기업들의 공통점이. 금호 계열사하고 기존에 거래 관계가 있어요. 예를 들면 SK가 아시아나항공에 기름을 팔고 있습니다. 또 보험사들은 금호 계열사가 보험 가입자들이에요. 그리고 코오롱과 효성은 금호타이어에 타이어코드를 팔고 있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합성 고무를 각각 팔고 있어요. 그게 무슨 얘기냐면. 지금 지원한 대기업의 한 임원이 저에게 털어놓은 얘기도 마찬가지인데. 거래 관계에 있는 금호 계열사에서 주식 매입을 요청해왔다는 거예요. 자기들이 볼 때 단기 거래를 보장하고 거래량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주식 일부 사주는 것도 큰 틀에서 보면 손해나는 일이 아니라고 결정했다는 거예요.

◇김윤경> 거래 관계를 이어가는.

◆곽정수>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박 회장이 결국은 자기 사적으로 경영권 회복을 위한 사적 이익을 위해서. 계열사들과 거래하는, 이번에 지원한 그룹들에게 일종의 거래상의 우대조처를 보장해주는 것 아니에요.

◇김윤경> 그렇죠.

◆곽정수> 그런데 그게 해당 계열사들로서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경쟁 입찰을 통해서 납품 단가를 떨어트리고 그럴 수 있는데. 일종의 특혜를 주잖아요. 그래서 거기서 배임 논란이 나오는 겁니다.

◇김윤경> 지금 시간이 없어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그러면 어쨌든 이게 그룹 재건이다, 백기사다. 이런 표현들이 나오는 것 이상으로 배임 논란이라든지, 관계에 대한 분석. 이런 것들도 뒤따라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곽정수> 그렇습니다. 지금 사실은 아까 대우건설하고 대한통운 인수할 때 소위 승계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잖아요.

◇김윤경> 네. 그렇죠.

◆곽정수> M&A 성공하고도 그런 위험에 빠졌으니까. 그래서 박삼구 회장이 재기를 시도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좀 조심해야겠죠.

◇김윤경>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곽정수> 네. 감사합니다.

◇김윤경>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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