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난민인권센터 “우리도 난민일 수 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9-09 10:13  | 조회 : 532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9월 9일(수요일)
□ 출연자 : 김연주 난민인권센터 변호사


- 2015년 1월부터 5월까지 난민 인정률 0.16%
- 난민에 대한 인식 아직 부족
- 한국 난민심사 기간 길고, 절차 까다로워
- 지원 부족으로 심사 기다리는 동안 노숙하는 난민까지
- 과거 전쟁과 독재 겪으며 난민 배출한 한국, 이제는 책임 다 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난민 문제, 이번에는 <난민인권센터> 김연주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연주 변호사(이하 김연주):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압둘 와합씨와 이야기한 것 중에 시리아 난민 670여명이 우리나라에 계신데, 이 중에서 2명만 난민 인정받았다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된다고 보세요?

◆ 김연주: 그렇죠.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희가 1994년부터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인정률로만 보면 아직 5%도 채 되지 않고, 특히나 올해 같은 경우에는 1월부터 5월 정도까지 통계를 볼 때, 심사를 통해서 인정받은 비율은 1265명 중에 2명인 0.16%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 신율: 그 이유가 뭔가요?

◆ 김연주: 한국에서 난민이라는 제도가 들어온 지 꽤 되어 가는데, 아직 난민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실 낯설기도 하고, 좋지 않고, 이런 부분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이 아무래도 ‘단일민족국가’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해서, 외국인에 대해서 배타적인 상황인 것 같아요.

◇ 신율: 이게 순혈주의와도 관련이 있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이건 근본적인 인권에 관한 문제인데, 우리의 인권의식이 아직 그다지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을 반영한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요?

◆ 김연주: 정책적으로는 얼마나 절차적으로 잘 보장받고, 인정받느냐가 그런 인권이 얼마나 보장받는지를 반영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은 사실 그렇지 못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아직 낮은 상황입니다.

◇ 신율: 또 하나는 난민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그렇게 드물다고 하셨는데, 어쨌든 난민으로 신청을 하면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굉장히 걸리죠?

◆ 김연주: 네, 난민신청에서 첫 결과를 받기까지는 보통 1년의 시간이 걸리는데요. 난민 신청이 어렵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하고, 기타 소송 같은 구제수단을 거치고 나면 3년이나 4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신율: 그러면 그동안 생활은 어떻게 하나요?

◆ 김연주: 네, 그동안은 거주나 생활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요. 국가에서 난민 신청자가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머물 수 있도록 영종도에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를 설치해놓고 있지만, 난민 신청자 50명 정도가 입주해서 생활하고 있고, 그 밖의 대부분의 난민 신청자들은 대책이 따로 없기 때문에, 같은 국적의 분들을 찾아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저희와 같은 난민단체의 쉼터나 교회 쉼터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그런 경우도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노숙을 하는 경우도 왕왕 봤습니다.

◇ 신율: 인권의 보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후진국이네요.

◆ 김연주: 네, 그렇죠.

◇ 신율: 더군다나 난민 신청을 받으려고 오는 경우에는 난민으로 인정을 받든, 안 받든, 그 기간 동안 법적인 보호조치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연주: 네, 지금으로서는 그렇죠.

◇ 신율: 그러니까 이분들이 자기가 알아서 지인 집에 가거나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이 과정에서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 아니에요?

◆ 김연주: 네, 많은 비판을 받아서 이제 난민법에서 생계비 제도나 영종도의 센터를 설치했지만, 사실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아예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문제라고 할 수 있죠.

◇ 신율: 그런데 이렇게 우리나라가 열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선택해서 오는 분들은 얼마나 절박해서 오겠어요? 우리나라에 오시는 분들의 특징이 있습니까?

◆ 김연주: 사실 한국이 안전하다, 난민 협약국이다, 인권국가다, 이렇게 알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기는 한데요. 저희가 보면 정말 한국에 꼭 와야겠다고 해서 한국을 선택하는 난민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고, 보통은 당면한 위협을 당장 피할 곳을 찾고, 그걸 찾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본인이 개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으로 온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낯선 땅에 처음 정착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 신율: 지금 난민분들 변호하시면서, 정부 지원이 가장 시급하게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 몇 개 꼽으신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어요?

◆ 김연주: 사실 난민 인정이 되시면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의 대상이 된다든지, 세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되어서 상대적으로 더 나은데요. 시리아 난민들 같은 경우에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주지는 않고, 다만 한국에서 살 수 있는 인도적체류허가라는 보충적인 자격을 주는데, 체류 지위가 사회보장이나 교육 등에 있어서 아무 보장을 받지 못하고, 무엇보다 지역 건강보험의 가입 대상이 되지 못해서 건강권이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사회보장, 건강권 말씀하셨는데, 유럽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우리 세금으로 왜 생판 모르는 남을 도와야 하냐?’ 이런 이야기들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사실 유럽은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득세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 하시겠어요?

◆ 김연주: 사실 저도 한국에서 주위에서 많이 받는 질문이고, 사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도 난민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싶은데요. 사실 해외에서 인정받은 한국 출신의 난민이 여태까지 한국에서 인정받은 난민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 등을 겪으면서 난민이 발생했던 시기가 있었고, 한국 전쟁 당시에도 해외의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우리나라가 이런 난민발생국가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인 배경과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국이 인권국가라고 하는데, 인권국가로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게 국제사회와 공존하기 위한 책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난민들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에서 내국인과 같은 의무를 지고, 권리를 누리면서 한국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렇습니다. 저도 앞서 그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요. 군사독재 시절에 유럽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굉장히 손쉽게 국적을 취득하게끔 만들어줬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이 정도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루었는데, 우리가 우리 의무를 다 하지 못한다는 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참 답답합니다. 우리도 전 세계의 물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럽에서는 몇 만 명씩 받아들이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670명의 난민도 제대로 대우를 못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 이런 부분은 빨리 고쳐져야 되겠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연주: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난민들을 돕고 계신 <난민인권센터>의 김연주 변호사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