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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역사교과서에 정치적인 입김? “옳지 않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03 09:52  | 조회 : 2200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8월 3일(월요일)
□ 출연자 : 이성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


- 교육 현장은 묵묵히 가르칠 뿐... 정치적 접근이 문제 키워
- 여당 대표가 '국정으로 하겠다'?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
- 교육문제, 50만 교육자들이 논의해서 문제 해결해야
- 요즘 교육은 '5년지대계'... 교육이 정치적으로 흔들리기 때문
- 나와 다른 생각도 용인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교육



◇ 신율 앵커(이하 신율): 현지시간으로 지난 달 31일이었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동포 환영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바꾸겠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공개편지를 보내 비판한 분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이성권 대표 연결합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성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이하 이성권):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그러니까 지금 현행은 검정교과서이죠?

◆ 이성권: 네, 초등학교 일부 과목이 국가에서 정하는 국정교과서를 쓰고 있고요. 나머지는 다 검정교과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신율: 국정과 검정의 차이가 뭐죠?

◆ 이성권: 국정은 말 그대로 국가가 정하는 교과서이기 때문에, 단일 종으로 쓰고 있고요. 검정교과서는 여러 출판사들이 이런 교과서를 써도 되겠느냐? 이렇게 신청을 하면 검정을 해주는 거죠. 그래서 검정이 되면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나는 겁니다.

◇ 신율: 그러니까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검정이고, 국가에서 지정해서 단일한 것으로 배우는 것이 국정이라는 것인데요. 지금 이 대표님은 현직 교사이시죠?

◆ 이성권: 네,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이 대표님도 역사 과목을 가르치고 계신가요?

◆ 이성권: 저는 역사 과목은 아니고요. 일반사회 과목을 가르칩니다. 정치나 경제, 법과 정치, 이런 과목들을 가르치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다른 선생님들은 뭐라고 하세요?

◆ 이성권: 역사 선생님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경우에는 크게 동요하거나 의견을 내거나 하시는 분들은 없습니다. 묵묵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죠. 오히려 문제를 키워가는 측면은 결국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제가 요구하는 것은 교육 문제는 교육자들이 모여서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신율: 교육 문제는 교육자들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니다?

◆ 이성권: 그렇죠.

◇ 신율: 그러면 이번에 김무성 대표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신 내용도, 국정이냐? 검정이냐? 이 문제라기보다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 왜 정치인이 왈가왈부 하느냐? 이게 핵심이셨나요?

◆ 이성권: 그렇기도 합니다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의사 결정과정에서 논의들을 폭 넓게 해가지고 결정하는 것이 사회 통합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한데, 여당 대표라고 해서 무조건 ‘국정으로 하겠습니다’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과도 위배되고, 사회 통합적 가치도 역시 보장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실 때에는, 국정교과서라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그것이 정치권에서 나온 것이라서 반대하신 겁니까?

◆ 이성권: 필요하다면 논의를 거쳐서 국정으로 해도 되겠죠. 국정이냐, 검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저는 기본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논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소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교육에 관한 문제들을 정치적으로 해소하려고 하느냐? 이런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사실 국정교과서라고 하더라도, 예를 들면 집필진이 진보적인 색채를 가진 분도 들어가고, 보수적인 색채를 가진 분도 들어가고, 그분들끼리 합의를 해서 교과서를 만든다면, 그렇다면 국정교과서라고 해서 전부 편향된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

◆ 이성권: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런데 단지 이것이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이게 문제이다.

◆ 이성권: 정치권에서 제기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의사결정 자체가 문제인 거고, 우리나라에 50만 명이 넘는 교직자들이 있는데, 이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좋겠다. 이게 제 생각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 과거에도 정치권에서 교과서 문제 가지고 왈가왈부 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 이성권: 글쎄요. 교과서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 요즘 세간에서는 ‘5년대계’라는 말을 합니다. 그만큼 교육이 정치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있고, 정파적 이익이나, 정치적인 입김에 의해서 좌우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건 옳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예컨대 국정교과서냐 검정교과서냐,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근현대사 부분에 관한 문제거든요. 근현대사 중에서도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부분인데, 일부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칭송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할 것이 아니라, 예컨대, ‘이승만 대통령은 초대 대통령이다. 단독정부를 수립했다’ 이런 객관적인 사실을 근거로 해서 교과서를 기술하게 되면 아무 문제가 안 될 것 같은데, 오히려 소모적인 논쟁만 일으키고 국론만 분열시키는, 이런 측면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검정교과서의 경우에는 오히려 한쪽으로 쏠리는 분들끼리 교과서를 쓰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 이성권: 그럴 수는 있겠죠.

◇ 신율: 물론 이걸 채택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논의를 거쳐서 특정 교과서를 채택하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일단 검정이라고 해도 그런 문제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문제뿐만 아니고, 예를 들면 분단에 관한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들이 항상 나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앞서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논의의 과정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검정교과서의 채택 과정을 학교에 맡기는 것 아닙니까?

◆ 이성권: 그렇죠. 검정이라는 것은 어쨌든 허가가 난 교과서이기 때문에, 허가가 난 교과서 중에서 선택해서 쓰는 것은 학교의 재량권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교과서에 내용을 기술 할 때에 첨예하게 대립되어 지거나 이견이 있는 부분은, 예컨대 위원회를 만들어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겁니다. 분단에 관한 내용에서 이러이러한 내용들은 꼭 넣어야 한다든지, 이러이러한 내용은 안 된다든지, 이런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고, 그 과정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 거란 것이죠. 그런 연습을 하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신율: 네, 다 맞는 말씀이신대요. 제가 볼 때 채택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측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 이성권: 네, 그럴 수 있죠.

◇ 신율: 그래서 아마 국정을 주장하는 측은 그런 문제점을 줄이자고 해서 국정을 주장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드네요.

◆ 이성권: 네, 예전에 일부 출판사에서 국사교과서를 만들었는데, 그게 채택이 안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입니다. 물론 한쪽에서는 상당히 편향된 교과서라고 평가하고 있고, 그런 사태를 방지하자는 말씀이신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논의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솔직한 이야기로, 정치권에서 교육 정책 가지고 왔다갔다하는 것은, 교과서 문제뿐만 아니라, 대입도 마찬가지인 것 같거든요.

◆ 이성권: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앞서 선생님께서 5년마다 한 번씩 바뀐다고 하셨는데, 제가 볼 때 대입은 5년도 안 걸려요. 온 가족이 모이면 서로 다른 입시제도로 대학에 간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게 우리나라의 슬픈 대입 현실인데요. 어쨌든 그래서 이 문제, 김무성 대표에게 그렇게 논의구조의 민주화라든지, 논의 구조에 전문가들이 들어가야지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런 이야기가 먹힐 거라고 보십니까?

◆ 이성권: 글쎄요. 공개서한을 보시겠죠. 비서진들이 보시거나 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 겁니다만, 그러나 하루 아침에 저 같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그냥 반영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논의들이 확산되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세상이 조금씩 조금씩 변하가는 거죠.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런 노력들을 하게 되면 우리가 바라는, 조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어 가기를 원하는 것이지,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신율: 네, 정치가 교육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검정 시스템, 이런 것에도 문제점은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떻게 개선해야 한다고 보세요?

◆ 이성권: 저도 예전에 교과서를 같이 집필하고, 검정교과서 검정을 받아보기도 했고, 또 인정교과서라는 게 있습니다. 인정교과서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인정하는 교과서인데요. 검정교과서를 집필하고, 검정을 받는 과정에서 크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쓸려고 하는 사람들이 집필진을 구성할 때 각자 구미에 맞는 사람들 끼리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그렇다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교과서를 쓰지 않도록 조정하는 역할은 누가 해야 하죠? 결국 정책 당국자, 교육부이고, 정치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라고 봐요. 그래서 문제의 심각성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내고, 환경을 개선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를 키우려고 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그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가 사회통합적 가치입니다. 우리 사회가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고, 또 그 다양한 의견들이 용인되어야 하고요. 그래서 마치 예전에 70년대 정도에는 흑백 논리가 판치던 때도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역시나 자기와 구미가 맞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용인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가르치는 것,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 신율: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는데요. 학생들의 경우에는 아직 본인이 스스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이건 옳다. 이건 그르다. 학생들이 판단하기에는 아직 나이가 이르다고 보거든요.

◆ 이성권: 그렇죠.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근무하는데, 고등학교에서는 간혹 한 두 명이 있긴 하지만, 초등학교라든지, 대부분은 그렇지 않죠.

◇ 신율: 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의 집필과 채택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든 지금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신 부분, 김무성 대표도 잘 새겨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이성권: 네, 그래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 신율: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권: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성권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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