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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학 박사 서민, “구충제 먹을 필요 없다”, 여름 회 주의할 점은? -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5-22 10:37  | 조회 : 5199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기생충학 박사 서민, “구충제 먹을 필요 없다”, 여름 회 주의할 점은? -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앵커:
<만나고 싶었습니다> 시간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대로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이하 서민):
안녕하세요.

앵커:
서민 교수께서는 '기생충학 박사'이면서, 또 인기 있는 칼럼리스트이기도 한데요. 기생충 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 적지않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서민:
제가 본과 2학년 때 기생충학을 배우다가 기생충에 대한 소설을 썼거든요. 그런데 그 소설을 읽으신 선생님께서 기생충에 관심이 있구나, 이렇게 착각하셔가지고, 저를 기생충학으로 꼬셨습니다.

앵커:
원래는 그럼 기생충학 말고 다른 것을 하려고 하셨나요?

서민:
그럼요. 그 당시에 기생충학을 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비인기 과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교수님이 권하지 않았다면 뭘 전공했을까요?

서민:
그 당시에는 재활의학과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좋은 학문 같아서 그냥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생충이라고 하면 징그럽고, 몸에 해롭고, 지저분하다. 이런 좋지 않은 이미지가 떠오르게 마련인데요. 서 교수께서는 의견은 다르다고요?

서민:
네, 주변에 보면 기생충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기생충을 굉장히 미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진짜로 미워해야 할 아이들은 독감 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인데, 기생충은 조금 억울하죠. 이게 다 외모 때문이고요. 저도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라서 기생충의 편에서 변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네, 요즘은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만, 예전에는 기생충에 감염되면 좀 영양상태도 안 좋다고 하고, 얼굴도 헬쓱하다고 하고, 그러지 않았나요?

서민: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영양상태가 안 좋았고요. 사실 기생충들이 그렇게 많이 먹는 아이들은 아닌데, 워낙 영양상태가 안 좋기 때문에 밥풀 몇 십 톨, 이정도 뺐겨도 큰 타격이 되었던 거죠. 지금 정도면 일인당 2~30마리 키워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생충 중에는 암세포 냄새를 맡는 기생충도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서민:
그렇습니다. 예쁜꼬마선충이라고해서, 암 세포 환자의 소변에 풀어두면, 암세포에 접근해서 뭉치거든요. 그래서 눈으로 봐도 확연하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게 95% 정도의 진단 정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에서도 그게 실용적으로 이용되나요?

서민:
한 2~3년 내에 될 것 같은데요.

앵커:
그러니까 기생충을 이용해서 암을 진단하는 거군요.

서민:
네, 원래 기생충학이라는 것이 이렇게 이로운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저희의 목표이니까요. 이런 연구가 많이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암 세포 냄새를 맡는 기생충은 모든 암을 다 하는 것은 아니겠죠?

서민:
그것에 대해서 더 연구를 해 봐야 하는데요. 아마 상당부분의 암에 적용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 서 교수께서는 기생충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이신데, 그래도 우리가 좀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기생충이 있겠죠?

서민:
그럼요. 오래 전부터 사람 몸에 살던 기생충들은 대체로 착하고 괜찮은데요. 다른 동물의 기생충 같은 경우는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면 멧돼지의 기생충이라든지, 개회충이라고 개에 사는 회충이 사람에 들어오면 안 좋을 수 있습니다. 눈이나 뇌로 가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개나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주위를 해야 겠네요?

서민:
아니, 그런 건 아니고요. 집에서 기르는 개들은 그런 기생충에 걸릴 확률이 없는데요. 개나 고양이를 버리면 아이들이 밖에서 이것저것 먹다가 개회충에 걸리고요. 그래서 유기견이나 유기 고양이를 만들지 않는게 안 좋은 기생충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5월 하순이고, 이제 곧 여름입니다. 이쯤 되면 기생충 감염을 우려해서 일부러 횟집 안 가는 분들 많은데요. 좋은 태도인가요?

서민:
아니죠. 회는 우리 조상들이 10만 년 전부터 계속 먹어오던 것이고요.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에 5살 짜리 아이가 회를 즐길 정도로 회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회를 외면하면 안 되잖아요. 회는 또 맛있잖아요.

앵커:
반면에 민물고기의 경우에는 기생충의 위험이 있죠?

서민: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파는 민물고기는 대체로 양식이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고요. 단지 강에서 직접 고기를 낚아서 회로 드시는 분들은 좀 조심하실 필요가 있죠.

앵커:
그게 디스토마 같은 건가요?

서민:
네, 간 디스토마라고 해서 낙동강 유역 등에서 유행합니다.

앵커:
발병률은 계속 늘고 있나요?

서민:
그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 몸 안에 기생충이 있는지, 없는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자각 증상들이 있습니까?

서민:
기생충이 몸 안에서 얌전하게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느낄 수가 없습니다. 나쁜 기생충 같은 경우에는 증상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앵커: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5~60년대에는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만, 요즘은 거의 없겠죠?

서민:
요즘도 100만 명 이상이 걸려있고요. 그리고 개회충 환자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소 간 같은 거 먹어서 개회충이 걸리는데요. 그래서 제가 항상 강의 때마다 소 간을 먹지 말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소 간이 워낙 영양이 좋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그런지, 줄지가 않더라고요.

앵커:
그건 날로 먹을 때 인가요?

서민:
네, 소 간을 날로 먹을 경우, 망막박리 같은 것이 생길 수 있고, 눈에 염증이 있는 사람 중에 3분의 1이 개회충 때문에 생기는 것이거든요.

앵커:
익혀먹을 경우에는 상관이 없고요?

서민:
그렇죠.

앵커:
말씀하시는 도중에 문자가 왔는데요. 7309번님, “저는 헬리코박터가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기생충의 일종인가요?”

서민:
헬리코박터는 세균의 일종이기는 한데요. 이걸 치료해야 하느냐? 안 해도 되느냐? 논란이 있습니다. 치료해봤자 또 걸리고, 그렇게까지 해롭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6066번님, “안녕하세요. 교수님, 고래회충은 물고기만 해당되는지요? 어패류는 어떤가요?”

서민:
고래회충은 물고기랑 오징어 같은 것들이 감염원인데요. 웬만한 횟집에서는 고래회충의 존재를 알고요. 내장을 먼저 제거하고 회를 뜨면 관계 없습니다.

앵커:
오징어 날로 먹을 때에도 주의할 점은 없습니까?

서민:
술을 너무 많이 드시지 않아야 한다는 게 주의할 점이고요.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요즘도 환절기에 구충제 먹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바람직하다고 봐야 하나요?

서민:
의학적으로는 사실 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심리적인 안정을 추구한다든지 가족 간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서 먹는다. 그런 것은 먹어도 되죠.

앵커:
안 먹어도 된다고 말씀하시면 제약회사에서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습니다.

서민:
그런데 구충제가 그렇게 비싸지가 않기 때문에요. 그렇게까지 싫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생충을 연구하시면서 에피소드 같은 것 있으신가요?

서민:
기생충학자 중에서는 기생충을 본인이 먹고 일부러 걸리는 경우가 좀 있어요. 저도 그런 게 너무 해보고 싶어가지고 몇 번 시도 했는데, 저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제가 천상 기생충 학자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기생충 감염률이 한 80% 정도 되었을 때도 저는 기생충에 안 걸렸거든요.

앵커:
2104님, “육회 괜찮을까요? 뷔페에서 자주 먹는데요.”

서민:
육회 맛있죠. 육회는 기회가 있을 때 많이 드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육회를 매개로 걸리는 기생충은 거의 멸종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육회 굉장히 좋아합니다.

앵커:
간은 조심해야 해도, 육회는 괜찮군요. 5966번님, “tv에서 봤는데, 교수님께서는 사람 얼굴만 봐도 기생충이 있는지 아신다면서요?”

서민:
그게 어떤 연예인한테 기생충이 있게 생겼다고 한 게 우연히 맞아서 그런 오해가 있는데요. 실제로 얼굴만 봐서는 잘 모릅니다. 역시 대변을 봐야죠.

앵커:
그렇군요. 혹시 저를 봐도 모르시나요?

서민:
선생님은 여유로우시기 때문에, 한 두 마리 정도 키우시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서 교수는 기생충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이슈와 관련된 칼럼도 많이 쓰는 거 같아요. 최근에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서민:
역시 성완종 리스트죠. 어떤 분은 이게 진짜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씀하셨고, 예전에 뇌물수수를 한 정권 실세를 잡아넣어서 스타 검사가 되었던 분이 지금은 본인이 똑같은 처지가 되었잖아요. 그 진위가 궁금하더라고요.

앵커:
그렇죠. 불구속 기소하기로 확정이 되었더라고요. 서 교수께서는 칼럼리스트이십니다만, 글을 참 재밌게 잘 쓴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시죠?

서민: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앵커:
비결이 뭔가요?

서민:
제가 20여년 전만 해도 글을 굉장히 못썼는데요.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컸어요. 그래서 지옥훈련을 했습니다. 1년에 100권 이상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면 반드시 감상문을 쓰자, 이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20년 가까이 살아왔더니 어느 날 글이 경지에 오르더라고요.

앵커:
누구나 책을 많이 읽고, 감상문을 쓰면 서 교수처럼 될 수 있을까요?

서민:
저는 워낙 밑천이 없었기 때문에 20년 걸렸고요. 다른 분 같으면 5년, 7년이면 저처럼 쓸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최근에 새 책도 나왔던데요. 제목이 <집 나간 책>이에요. 어떤 책인가요?

서민:
제가 그동안 썼던 감상문 중에서 재밌고 잘 쓴 것만 모아서 낸 겁니다.

앵커:
본인이 선정하신 거에요?

서민:
네, 저하고 출판사하고 같이 선정했습니다.

앵커:
잘 팔리고 있나요?

서민:
2주 동안 굉장히 잘 팔리다가, 최근에 좀 안 나가기 시작했는데, 마침 이 라디오에 나옴으로서 날개를 달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길 바라겠습니다. 앞서 누구나 책을 많이 읽고 감상문을 쓰면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난 글 재주가 없어’라고 생각하실텐데,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서민:
글을 못 쓰는 걸 안 다는 게 중요하고요. 글이라는 것은 잘 써야 합니다. 그래서 못 쓰는 걸 알았으면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 하셔서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5280님이 문자 주셨는데요. “교수님 저번에 걸린 건 어떤 건가요?” 이렇게 오셨는데요. 저번이 뭔가요?

서민:
제가 만우절날 기생충학자가 기생충에 걸렸다고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고래회충에 걸려서 입원했다고 블로그에 글을 썼거든요. 그런데 그걸 사실로 믿은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앵커:
사실이 아니라는 말을 안 쓰셨나요?

서민:
거기 거짓말임을 알 수 있는 힌트를 몇 개 드렸어요. ‘내연녀랑 둘이서 광어 2마리, 우럭 3마리를 먹었다.’, 그리고 4월 1일을 빨갛게 써놨는데도... 내연녀가 있게 생겼나봐요.

앵커:
서 교수께서는 젊은 층에서도 아주 인기가 높은 교수 중에 한 분이신데요.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도 안 되고, 좌절 해 있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서민:
역시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취업도 어렵잖아요. 취업의 좁은 문을 다른 사람들 제끼고 나만 들어가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우리 모두 연대해서 취업의 문을 넓히자, 이런 식으로 연대해야 하는데, 그게 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스마트폰 같은 게 연대를 방해하고 소외를 하게 하는 매체잖아요. 스마트폰을 자꾸 하면 책을 안 읽고, 흥미 위주의 기사만 읽게 되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갖기 어렵습니다. 자기 생각을 가져야 다른 사람에게 조종을 안 당하거든요.

앵커:
많은 책을 보시겠습니다만, 특히 많이 보는 분야가 있습니까?

서민:
저는 소설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소설이 좋은 게,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느낌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가정에서 서 교수께서는 어떤 가장이세요?

서민:
아내가 저를 굉장히 사랑해요. 그래서 밖에 있으면 빨리 들어오라고 문자를 날리고요.

앵커:
연애결혼 하셨나요?

서민:
중매결혼 했지만 굉장히 사이가 좋습니다.

앵커:
몇 살 터울이세요?

서민:
세 살 터울인데, 집 사람이 동안이라서 한 20살 차이 나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가정에서 사랑받으시는 비결이 있으실텐데요.

서민:
제가 결혼한지 8년 되었는데요. 집 사람이 지금까지 설거지를 한 5번 밖에 안 했어요. 사랑받는 비결입니다.

앵커:
그렇게만 하면 누구라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서민:
저는 외모가 이런데도 사랑받는 걸 보면, 저보다 조금 잘생긴 분들은 훨씬 더 사랑받겠죠.

앵커:
주부습진은 없으세요?

서민:
몇 번 걸렸죠. 한 세 번 정도 걸렸습니다.

앵커:
2089번님, “집나간 책 꼭 사서 볼게요. 내용이 궁금하네요.”

서민:
내용은 서평집이라고 하면 어렵고, 책에 관해서만 써 놓은 게 많잖아요. 그런데 제 책은 책 내용을 전혀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제 20년 내공이 집약된 책이죠.

앵커:
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까 시간이 이미 지났는데요. 노래 한 곡을 선택해주시면 저희가 틀어 드리겠습니다.

서민:
서태지가 불렀던 ‘컴 백 홈’으로 하겠습니다. 제 책 제목이 집나간 책이니까 돌아오라고요.

앵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서태지의 컴 백 홈 들으면서 서 교수님과의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서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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