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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리콴유 전 총리 타계 소식, AIIB 가입 문제 등 -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25 09:59  | 조회 : 336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국제시장 :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



신율 앵커(이하 신율):
싱가포르의 국부라고 불리던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 월요일 새벽에 타계습니다. 오늘은 리콴유, 과연 어떤 지도자였는가를 생각해보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겠습니다. 오늘도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의원 나와계십니다. 어서오십시오.

임상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이하 임상훈)
네, 안녕하세요.

신율:
일단 리콴유 전 총리, 국가와 지도자를 서로 떼기 힘들다는 사람이 이 사람인데요. 지금 아들까지 총리를 하고요.

임상훈:
그렇습니다. 물론 대를 이어서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만, 싱가포르만큼 이렇게 전 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국부로, 30년 동안 총리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야말로 싱가포르의 분신이죠. 이런 예가 세계적으로 없습니다. 그래서 잠깐 싱가포르의 역사와 관련해서 설명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싱가포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말레이시아 연방으로 귀속된 게 1963입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이미 영국령 싱가포르에서도 자치정부 총리를 역임했었고요. 말레이시아 연방 하에서도 주총리를 했죠. 그런데 불과 2년만에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퇴출을 당합니다. 그만큼 당시 싱가포르는 아무 내세울 게 없는 그야말로 버림받은 섬이었던 거죠. 거기서 다시 총리로 취임한 리콴유 전 총리는 그 이후 1990년까지 무려 30년을 총리로 재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기간 동안 정말 아무 자원도 없고 별 볼 일 없던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의 허브로, 세계 금융의 주요거점으로, 또 동남아 물류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이룩하게 된 거죠.

신율:
65년 당시만 해도 400불에 불과했던 싱가포르의 국민소득을 지금 5만 불 넘게 끌어올린 탁월한 리더였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 않습니까?

임상훈:
그렇습니다. 지도자에게 부정적인 평가가 전혀 없을 수는 없겠죠. 리콴유 전 총리가 남긴 어록에서 한 가지 눈을 끄는 게 있습니다. ‘자신은 늘 마키아벨리가 옳다고 믿어왔다’는 말인데요. 물론 인문학사에서 저자로서의 마키아벨리의 사상은 논외로 하고요. 흔히 통치 스타일을 말할 때 마키아벨리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수단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사고를 일컬을 때 주로 사용하죠. 리콴유 전 총리는 이렇게 국민들에게 부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권위와 억압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고요. 물론 그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이끌어 냈던 지도자죠. 그러니까 국민들에게 줘야 하는 것이 먹거리냐, 아니면 자유냐, 하는 이분적인 질문에 대해서 주저 없이 먹거리라고 대답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신율:
그렇죠. 어쨌든 리콴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이렇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라지는데요. 이게 드문 일이죠.

임상훈:
그렇습니다. 사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보잘것 없는 나라에서 아시아의 세마리 용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던 한국, 대만, 싱가포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비교할 필요가 있는게, 우리나라의 경우에 20세기 후반에 와서는 다양한 지도자를 거치면서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 경제성장 못지않게 정치적 권리와 인권 등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해 온 반면에 싱가포르의 경우 경제적 성장은 아주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만, 정치적 차원에서 보자면 국민 삶은 눈에 띠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구인들의 눈으로 볼 때 싱가포르 하면 담배꽁초 하나 없는 깨끗한 도시를 연상하면서, 동시에 담배꽁초만 버려도, 길에 침만 뱉어도 엄청난 벌금이 부과되는 나라로 인식이 되거든요.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세계 8위인 반면, 국민행복지수는 한때 세계 최하 수준으로 조사되기도 했었죠. 지금은 물론 아니지만요. 그래서 한 때는 웃음이 없는 국민이다. 이런 평가까지 서구사회에서 있었는데요. 그리고 태형의 벌칙이 있다는 것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과연 21세기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가 하는 논란이 계속 있는 거죠.

신율:
그러니까 결국 인권적 측면과 경제적 성장의 측면인데요. 그런데 사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지니계수로 보면 싱가포르가 굉장히 커요. 그렇다면 이건 빈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고요. 경제성장에 있어서의 과실이 일부에만 집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과연 인권문제, 이런 것을 다 떠나서 올바랐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에요.

임상훈:
네, 맞습니다. 방금 지니계수를 말씀하셨습니다만, 평균을 내서 보는 일인당 국민소득 말고, 정말 부가 공평하게 모두에게 안겨졌는가, 이 점을 보자면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게 경제민주화와 연관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걸 앞서 보았던 양분론적으로 먹거리냐? 자유냐? 이렇게 이 분법적으로 볼 게 아니라, 물론 리콴유 전 총리도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지도자보다는 국민이 두려워하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이다.’ 이렇게 분명히 이야기했는데요. 이걸 보면 지도자 중에서 첫 번째 카테고리가 국민이 사랑하는 지도자냐, 아니면 국민이 두려워 하는 지도자이냐, 이렇게 둘로 나눌 수 있겠죠. 그 다음에 또 하나의 카테고리가 국민을 먹여 살리는 지도자냐 아니면 국민이 먹여 살리는 지도자냐 이렇게 나눠보면 4가지의 지도자 상이 나오죠. 물론 가장 좋은 지도자상은 국민이 사랑하면서 국민을 먹여 살리는 지도자겠죠. 반면에 최악의 지도자는 국민이 두려워하면서도 국민이 먹여 살리는 지도자가 될 겁니다. 여기서 리콴유 총리는 경제는 가져다 줬지만 국민이 무서워하는 지도자였죠. 본인이 원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최선의 정치가는 못 되지만 차선의 정치가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신율: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에 비하면 국민소득은 많이 못 미치죠. 하지만 우리는 민주화를 달성했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싱가포르보다는 빈부격차가 적다고 이야기 했을 때, 어디가 나은가? 이건 청취자 여러분이 당연히 판단하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죠. 이번주는 사드 문제와 함께 한 주 간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이것과 같이 나온 이야기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게 미국과 중국 간의 기싸움이 빠른 속도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임상훈:
그렇습니다. 너무 빨리 가고 있어서 이제는 한 쪽으로 기울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영국의 전격적 참여 결정이 나오면서 대세가 중국이 원하는 쪽으로 기우는 것 같습니다. 이후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도 참여하는 쪽으로 결정하고, 이제 외신들은 호주와 한국도 AIIB에 참여하는 것을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이런 격세지감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을 놓고 이제 외신들은 세계경제권력이 바뀌고 있다고 표현을 할 정도로 중국의 힘을 보여준 한 주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보면 브레튼우즈로 상징되죠. 정말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달러제국의 시대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미국의 외교협회의 사이트에도 이러한 새로운 중국의 힘을 보여주는 사건을 베이징 스타일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신율:
네, 그런데 사실 이런 배경의 한 편에는 물론 중국의 힘도 크지만 미국의 패착도 한 몫 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임상훈:
네, 물론 있습니다. 이것도 보면 변화하는 시대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이 교훈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최근 몇 년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브릭스 신흥 경제국가들, 특히 중국의 가파른 성장을 보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미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이들 신흥 경제강국들을 한 편에 묶어 둘 필요성이 있다. 이런 판단을 하고 이들에게 당근을 제시하려 했죠. 그러니까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IMF나 WB에서 이들 신흥국들에게 지분을 더 내 주는, 이른바 지배구조 개혁을 하려고 했던 거죠. 그런데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하는 미 의회가 이건 미국의 모욕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안에 계속 반대해왔거든요. 결국 이들 신흥 국가들은 IMF, 세계은행 등을 믿을 수 없다, 새로운 대안을 만들기로 구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 미국 의회인거죠. 한마디로 미국 보수진영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근시안적 생각이 결국 미국이 더 빠른 속도로 기득권을 놓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거죠. 그 결과물이 바로 AIIB,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탄생이라는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적어도 금융권력 차원에서는 한국마저도 같은 편으로 묶어두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으로 AIIB 참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외신들은 이미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임상훈: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는데요. 외신들은 어떻게 보고 있느냐면요. 사실 돈 앞에서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유럽의 미국 동맹국가들이 바로 중국이 AIIB에서 거부권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설득을 하니까, 바로 합류를 했거든요. 이 세계가 어떤 세계인지 바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는데요. 한국에서도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안 했습니다만, 한 마디로 무전략이 전략 아닌가? 일단 아직 결정된 것 없다. 이게 전략이라는 것이, 외신들도 이러다가 타이밍 놓친다. 사실 어차피 들어가려면 들어가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한데요. 중국과의 관계만 놓고 봤을 때 사실 가장 좋은 타이밍은 놓쳤다고 봐야 하는데, 앞으로 너무 심하게 실기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신율:
그렇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이야기 잠깐만 해 보죠. 지방선거가 있었죠?

임상훈:
그렇습니다. 지난 일요일이었는데요. 물론 현재 집권당인 사회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나왔습니다만,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다시 정치무대에 복귀해 이끈 우파가 예상외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극우정당이 1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2위를 차지했고요.

신율:
국민전선이요?

임상훈:
네, 거기도 아버지에 이어서 딸 까지 총수를 하고 있죠. 그런데 재밌는 건, 같은 날 스페인에서도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거기서는 전국규모가 아니고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있었던 지방선거였는데, 여기서는 사회당이 1위를 하고 우파인 국민당이 2위를 했습니다. 그것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극좌정당인 포데모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3위 정당으로 올라섰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극심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허덕이는 유럽 국민들이 다른 대안들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 프랑스는 극우세력이 스페인은 극좌세력이 국민들의 호응을 점점 얻어가고 있습니다.

신율:
그리고 캐나다 정부가 IS격퇴 임무를 띤 파병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네요.

임상훈:
네, 맞습니다. 작년 10월 캐나다가 IS격퇴를 위한 공습을 비롯한 파병을 결정했죠. 이제 6개월여 지났는데, 이번에 1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캐나다가 테러도 한 번 당했습니다만, 노선을 분명히 정한 것 같고요. 사실 이건 법적으로는 투표를 안 해도 되는데, 하나가 된 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투표까지 한다고 하네요. 이번에 시리아 영토로도 공습을 확장한다고 하는데, 미국을 제외하고는 나토회원국들 중에서 처음으로 시리아 영토에 대한 공습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신율: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임상훈:
네, 감사합니다.

신율:
지금까지 르몽트 디플로마크의 임상훈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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