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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록금... 대학 교육 만족도는 오히려 점점 하락?" - 유현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23 09:31  | 조회 : 362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비싼 등록금... 대학 교육 만족도는 오히려 점점 하락?" - 유현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6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학생들 비싼 등록금 만큼,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을까요? 최근 대학생들 대다수가 대학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단 설문조사가 발표됐는데요. 오늘 이 내용 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 유현숙 선임연구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현숙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이하 유현숙):
네, 안녕하세요.

앵커: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학부 수업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요. 어느 정도입니까?

유현숙:
네, 저희가 대학생들의 교육만족도를 전공수업과 교양수업으로 나누어서 분석했는데요. 전공수업의 경우에는 4점 만점에 2.65점, 백점만점으로 환산하면 67점 정도, 그리고 교양수업은 4점 만점에서 2.53으로 63점 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네, 낙제점을 60점으로 보인다면, 낙제를 겨우 면한 정도네요.

유현숙:
네, 그렇죠.

앵커: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다 보니 수업 태도도 별로 좋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유현숙:
저희가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을 여러가지 요인으로 조사했는데요. 수업이 이해력 위주보다 암기를 강조하는 수업이 된다든지, 또 수업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든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그런 이유로 해서 학생들의 수업태도를 조사해보니까, 학생들이 수업 중에 궁금한 내용을 거의 질문하지 않는다. 이런 비중이 70% 정도, 심지어 졸거나 자는 경우가 50% 정도, 또 문자나 채팅을 가끔 하거나 자주 한다는 비중이 60% 이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네, 우스갯소리로 영어과 나왔다고 영어 잘 하는 거 아니고, 회계학과 나왔다고 회계 잘 하는 거 아니란 말을 하곤 하는데요. 이게 우리 대학 교육의 질이 어떤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유현숙:
네,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서 영어 수업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 봤어요. 이번 조사에 4만 명 정도의 학생이 참여했는데, 한 학기에 영어강의를 듣는 비율이 13%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영어 강좌의 내용을 보면, 80% 이상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강의 내용을 60% 이상 이해한다는 응답이 58% 정도 되었고요. 그러나 영어 강의의 질을 보면, 영어로 질문하거나 토론하는 비중이 굉장히 낮았어요. 그래서 영어 토론에 60% 이상 참여한다는 응답은 30% 정도였고, 그러니까 사실 영어 강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해하는 비중도 어느정도 되지만, 심층적으로 강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해비중도 조금 낮기 때문에, 영어 강의의 양보다는 질을 높혀야 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는데요. 그런 것에 비추어 볼 때, 영어강의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유현숙:
대학교육의 질은 여러기지로 측정하게 되는데요. 저희는 대학교육역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육 역량이라는 것은,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사실 50점의 학생들을 받아서 100점으로 양산하는 것을 대학교육의 질이 높다고 보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는 것이 국제적인 추이입니다. 그래서 대학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그 블랙박스를 파헤쳐보자는 것이 이번 조사의 의의인데요.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는 그 과정에 대한 연구 분석이 미흡했고, 그것이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는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대학 영향력 평가에 대해 언급을 해주셨는데, 이게 어떤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유현숙:
그동안 대학교육역량강화 수업, 잘 가르치는 대학, 이런 여러가지 용어를 사용했는데, 정작 대학교육의 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미흡했던 것 같아요. 저는 대학교육의 역량이라는 것은 대학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교육력, 말씀드렸듯이 50점 학생을 50점으로 내보내지 않고, 4년간의 교육을 통해서 역량을 증진시켜주는 것을 대학교육력이라고 봤는데, 그것에는 6가지 정도의 요인이 작용한다. 그래서 능동적 협력적 학습활동, 교수와 학생의 상호작용, 전공교육 만족도, 교양교육 만족도, 학생지원의 질, 교수학습 성과, 이 6가지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역량을 재는 것이다. 이렇게 봤습니다.

앵커:
그러면 대학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대학 영향력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유현숙:
그렇죠. 그동안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을 위한 평가나 대학교육평가가 선정된 소수의 지표, 취업률이나 토익 점수 같은 소수의 지표에 초점을 많이 두었었는데, 제가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은 교육역량지표를 통해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그 과정지표를 중시해서, 이것이 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느냐, 그것은 교육 성과와 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많은 연구에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 과정을 조명하는 지표들을 면밀하게 봐야 하고, 그래서 그런 지표를 정부의 대학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에서 그동안 BK21플러스 사업이라든지 이런 저런 투자들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별 효과가 없는 모양이죠?

유현숙: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은 각 사업별로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BK21 같은 경우에는 대학원, 학문의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데에 초점이 있었고, 학부의 교육력을 증진하려는 사업에는 에이스 사업이라고 하는 사업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업들을 운영하는 대학의 경우, 교육력이 높은 결과들을 보이고 있었어요. 그래서 정부가 다초점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교육력을 높히는 에이스 사업이나 역량강화 수업 같은 경우에는 교육력측정 지표들을 많이 사용해서 그 사업의 성과평가도 하고, 실제로 그런 사업을 운영하는 대학들의 성과가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교수와 학생들이 방과후에 따로 시간을 갖지 못하고 전공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것도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볼 수 있을까요?

유현숙:
그럼요. 제가 아까 말씀드린 6가지의 지표 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교수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라는 잣대였는데요. 그 내용에는 수강신청에 대해서 교수와 의논한다든지, 시험성적을 토대로 상호 의논을 한다든지, 여러가지 하위 요인이 있는데요. 저희가 4~5년 동안 조사를 했는데, 그 교수와 학생의 상호작용이라는 요인이 가장 낮게 나오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보면, 수강신청에 대해서 교수와 의논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비중이 67%, 그러니까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진로나 수강 등에 대해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시사가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교육개발원 유현숙 선임연구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유현숙: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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