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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이메일 반성문 논란,대한항공 사건을 통해 사과의 기술 -정병태 서울커뮤니케이션 교육 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24 09:27  | 조회 : 775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2 : 정병태 서울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



앵커:
17일 조현아씨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소속 직원들에게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는데요. 그런데 이메일 때문에 사그라든 땅콩회항 사건의 불씨가 재점화 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건데요. 대한항공은 왜 사과를 해도 오히려, 화 만 돋구는 걸까요? 소통의 기술이라는 책 저자이시죠 서울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정병태 교수 연결해 사과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병태 서울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이하 정병태):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사과하는 방법도 배워야 하나요?

정병태:
그럼요. 대단히 중요하죠. 한 마디로 전달능력 부족이 아주 확고하게 드러난 모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네, 그럼 하나씩 살펴보죠. 우선, 조현민 전무의 이메일, 이거 읽어보셨죠? 이 이메일 내용, 요약해주시고, 어떤 것이 문제인지 말씀해주시죠.

정병태:
제 책에도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말을 잘 해야 성공합니다. 그런데 감정적 언변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우리가 심리적 용어에 보면, 엘리베이터 효과라고 있습니다. 상대가 5층에 있으면 나도 5층에서 말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국민은 1층에 있는데 자신들은 10층에서 어떤 말을 하는 거에요. 먹히지가 않는 것이죠. 어떤 것이라도 전달이 안 됩니다. 왜냐면 서로 간의 눈높이가 완전히 다른 것이죠. 그래서 맹자의 1편에 보면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상대와 입장을 바꿔서 눈높이로 다가가는 언어를 써야 하는데, 이메일 내용이나 그들의 사과문을 보면 정말 완전히 그 격차가 아주 높은 층에서 이야기를 하니까, 설득력이 없죠.

앵커:
그런 측면도 있고, 논리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는데요. 반성문 전문을 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 마케팅이나 제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미흡한 마음은, 아직도 부족하고 미흡한 조현민을 보여드려서요.' 이런 문장이 나오거든요. '제 밑에 있는 직원'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조현민 전무라는 사람이 31살이거든요. 그러면서 맨 마지막에는 '더 유연한 조직문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입니다.' 밑에 있는 직원들이라고 해 놓고서 끝에는 조직문화는 임직원의 잘못으로 만들어졌다는 식이거든요. 이건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안되요. 물론 맨 끝에 '그래서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 이건 좋습니다만, 지금 논리적 연결이 잘 안 되는데, 이게 왜 그럴까요?

정병태:
그 분의 마인드, 가치관이 형성 된 것이, 어떤 것이든 수직문화, 개인 소유의식이 강한 것이죠. 그래서 직원을 언제나 가장 우선시 하는 사고나 이런 마인드가 아니라 굉장히 잘못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언어폭력, 태도, 생각이 드러난 사과문을 보면서, 그런 것이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아마도 성장하면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던 것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근본적 마인드, 가치관,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앵커:
그렇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제 밑에 있는 직원들'이라는 표현이거든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라고 표현해야죠. 그러니까 사고는 굉장히 경직되어 있어요. 그런데 유연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그래서 제가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고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한항공이 지금 두번의 사과문을 냈는데, 사과의 주체가 두 번 다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정병태:
일단 조현아 씨, 조현민 씨, 이런 분들이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방송을 통해서 그분들의 표면적인 것을 보았을 때, 표현력의 부족,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다시 배워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요. 사과의 구체성이 없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들이 타이밍을 놓쳤다고 봐요. 사과의 중요한 포인트가 타이밍인데요. 타이밍을 놓친 후에 하는 사과는 효력이 떨어지거든요. 칭찬이든 다른 것도 타이밍이 중요한 것 처럼요. 그런데 타이밍을 놓치고, 구체성도 빠진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막연하게, 그냥 주변 사람들이, 매스컴에서 그러니까 그냥 물타기 식으로 묶어서 처리하다 보니까, 와닿지 않는 것이죠.

앵커:
그걸 모르고 그랬을까요? 아니면 고압적인 회사의 문화 때문에 문구 만드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까요?

정병태:
한 마디로 말 하면, 그 회사의 조질적인 수직문화, 그런 부분들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원론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죠. 지금처럼 사과를 했는데, 받는 사람은 전혀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 많죠. 그렇다면 기본부터 배워야 할 것 같은데요. 사과의 기본은 뭡니까?

정병태:
사과의 기본은 진정성이에요. 진실이 담겨져 있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요. 거기에 또 타이밍입니다. 사과는 즉시 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하는 사과는 와닿지 않아요. 타이밍을 놓친 후의 행동들은 형식화 되어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럼 이런 사과문이 타이밍만 제때 나오면 괜찮다는 말씀이세요?

정병태:
그렇죠.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앵커:
논리적으로 앞 뒤가 안 맞아도요?

정병태:
그렇지는 않죠. 기본적으로 논리성이 맞고,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앵커:
그러니까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진정성과 논리성, 이런 것이 다 갖춰져야 사과가 된다. 이 말씀이시죠?

정병태:
그렇죠. 그 삼각형이 갖춰져야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신속하고, 논리적이고 진정성이 있는 사과의 사례가 있을까요?

정병태:
그렇죠. 도미노피자 아시죠? 미국의 도미노 피자에서, 직원이 장난으로 피자에다 침을 뱉은 동영상이 유출되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가 있었는데, 40분 만에 사장이 직접 방송에 나가서 진정성 있게 공개 사과방송을 해서, 다시 회사가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1967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도, 직원중시의 경영철학을 통해서, 시작은 비행기 한 대로 시작했지만, 오늘날 500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미국 항공사의 4위까지 올라간 것은 그런 위기관리 대처 능력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그리고요. 이게 만일 진정성 있고, 논리적인 사과를 제 때 했더라면, 사태가 이정도로 크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동의하십니까?

정병태:
맞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과 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잖아요. 정 교수님은 사과 잘 하세요?

정병태:
그게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이죠.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고객이나 직원이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죠. 그런데 그런 가치 중심의 문제가 결국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사람의 가치가 쉽게 바뀌지 않잖아요. 어릴 때 부터 굳어 온 것 아닙니까?

정병태:
그렇죠. 어릴 때 부터 형성 된 것이죠.

앵커:
그러면 이제 대한항공,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까?

정병태:
제 생각에는 자꾸 이 문제를 묶어서, 덩어리로 해결하려고 해요. 하나씩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말보다는 태도, 행동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의 비용 지출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요.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을 조현민 씨의 이메일이 더 부각해 놓았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합니다.

정병태:
네, 고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서울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정병태 교수였습니다.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병태: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병태 서울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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