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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인 뉴스> 절대권력으로 학생을 성추행하는 교수들..영화 보다 더한 현실? -오동진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05 09:51  | 조회 : 6403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 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신율의 출발 새아침>, 4부 순서 시작합니다. 저는 금요일 4부를 시작할 때마다 상당히 설래입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주말 아닙니까. 여러분도 기분 좋으시죠. 바로 그 주말에 만나는 분입니다. 오늘도 오동진 영화평론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세요.

앵커: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영하 10도랍니다.

오동진:
제가 어렸을 때는 기본적으로 영하 10도, 15도씩 내려갔는데요. 기온이 조금 올라가기도 했고, 사람들이 추위에 약해지기도 했고요.

앵커:
맞습니다. 그런데 춥긴 추워요. 오늘 하루 종일 대학교수 성추행에 대해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주제도 대학 교수의 강제 성추행 문제, 지도층 인사의 강제 성추행 문제인데요.

오동진:
대학교수 분들, 사실은 일부죠.

앵커:
그렇죠. 그런데 제가 교수라고 하면, 이제 지하철에서 옆자리 안 앉으려고 할 것 같아요. 이렇게 되어서 되겠습니까?

오동진:
이게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매뉴얼화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하기 시작했죠. 그러나 단순하게 정서적으로 배려하는 것에 더해, 그것을 매뉴얼화 시킬 필요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어렸을 때부터 공교육이나 가정교육에서 약자를 괴롭히면 안 된다. 여성을 포함해서요. 이런 교육이 체계화 되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아직 그렇지 못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미시적으로 보면, 지도층 인사 중에서는 검사 중에도 그런 분들이 조금 있는데, 욕망을 너무 억압해서 그렇습니다. 사법고시 패스한다고, 교수 된다고 공부만 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사회적 출세를 위해서 공부만 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욕망이 억제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사회 권력이 생기고,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생기니까, 그것이 다른 방향으로 분출되는데요. 굉장히 부정적인 방향이죠. 그러니까 교육적 과정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다른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그 욕망을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하고요.

앵커:
그렇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전직 검찰 총장은 사업 수단도 있는 걸로 봐서 공부만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 맞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한 길만 계속 파니까 자기 세계 속에 매몰되고, 배려도 없어지고, 역지사지도 안 되고요.

오동진:
한 순간에 그런 문제를 일으키거든요. 그런 부분은 사회적 성장과정에서 여러 가지 방향타를 잡아가야합니다.

앵커:
맞아요. 이런 것을 소재로 한 영화도 많죠?

오동진:
굉장히 많죠. 아마도 이 부분을 본격적으로, 공세적으로 공론화 한 영화가 <도가니>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죠? 2010년이었는데요. 공유가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고요. 2005년에 벌어진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을 공지영 작가가 거의 르포르타주 수준으로 소설을 썼고요. 그리고 그것을 가감없이 원작 그대로 살린 영화이죠. 사실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내용이 너무 어두워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엄청나게 흥행했죠. 그리고 이 사건을 5년 만에 다시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데에 큰 기여를 한 작품이고요. 문제는 이렇게 사회적 관심이 모였을 때는 재판과정이 조금 더 투명하게 공개되었는데요. 관심이 미약해지니까, 현재로는 광주 인화학교 피해자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다시 한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 같고요. 영화가 사회적 문제를 여론화 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앵커:
얼마전에 일본 영화도 있던 것 같은데요.

오동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작가가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기이하게도,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백야행>도 그랬고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인 <방황하는 칼날>이란 작품이 정재영씨를 주연으로 해서 만들어졌고요. 이것은 10대들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고요. 10대들의 성폭력 사건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솜방망이처벌이다. 청소년이란 이유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여러 방벽으로 비호한다고 문제제기하고 있고요. 한국에서 영화화 되었을 때는 그보다는 조금 더 개인적 분노와 복수, 자기의 딸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아버지가 할 수 있는 무엇, 아버지가 담고 있는 분노와 좌절의 심리,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여러 가지고 연결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그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서, 정작 피해자는 육체적으로도 어려운 일을 겪었고, 심지어 자살하거나 살해당했거나, 정말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사형 제도 논란까지 이어질 수 있겠죠. 이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어떤 형벌을 내릴 것인가, 이런 문제까지 연결되고, 그것에 대한 종교적, 철학적 문제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가벼운 하나의 케이스라고 보기 어렵죠. 모든 정치적, 사회적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기 때문에요. 히라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역시, 과거에 있던 어떤 사건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인간이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를 묻고 있다고 보고요. 일본도 그렇고 우리 사회도 그렇고 지금 이런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고요. 왜 이런 것들이 정제되지 않고, 왜 더 참혹하게 전개되는가, 이것은 기성세대가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죠. 그런데 헐리우드에도 이런 영화가 많죠?

오동진:
헐리우드에서는 쏟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앵커:
그 이유가 뭘까요? 미국이 유난히 성범죄가 많아서 그럴까요? 아니면 그런 것들을 유난히 잘 들춰내는 문화적 장점 때문일까요?

오동진:
미국 사회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굉장히 개방된 사회고, 여성에 대한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라고만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은 이스트 코스트, 웨스트 코스트 이죠. 동쪽으로는 뉴욕이고, 서쪽으로는 시에틀 밑으로 켈리포니아, LA정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이고요. 사실 그 안쪽의 미국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여성에 대한 권리나 이런 것들도 실제적으로 문제가 많은 지역이 많습니다. 미국 중앙, 네브라스카, 미주리, 캔사스, 미시시피 이런 쪽으로 들어가면 흑인의 인권이나 여성에 대한 인권이 여전히 보수적인 기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앵커:
퍼거슨 사건만 봐도 그렇죠.

오동진:
그렇죠. 그래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이나 성적 침해, 이런 것들이 사실 굉장히 많이 벌어지는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잘 들춰내기도 하죠. 미국 사회는 여론의 네트워크가 굉장히 발달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공론화 하고, 여전히 미국적 양심이 한편으로는 살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끝까지 팔로우 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많다보니까, 그런 일들일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로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본 영화 중에 1971년 샘 페킨파 감독이 만든 <스트로 독>, 더스틴 호프만이 나왔는데요. 우리 제목으로는 <어둠의 표적>이라는 작품이었죠. 한 마을에서 자기 아내가 마을 청년들에게 윤간당하고, 그런 이야기죠. 사실 성폭력이라는 것은 근원적 폭력과 맞닿아 있는 폭력이죠.

앵커:
가장 적나라한 폭력이죠. 폭력의 밑바닥.

오동진:
네,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그리고 1988년 작품으로는 조디 포스터가 나왔던 <피고인>이란 작품이 있고요.

앵커:
실화잖아요.

오동진:
그렇죠. 이 여인이 조금 난한 여인이었는데, 댄스 바에서 젊은이들에게 그런 일을 당하게 되는데, 그것을 법정에 가져가서 법적 시비를 가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법적 시비를 가리는 과정 속에서 아까 말했던 것 처럼 ‘여자들이 야한 옷을 입으면 남자들이 그럴 수 있지 뭐’, 이런 식의 편견과 사회적 통념과 싸운다는 이야기이고요. 2006년에는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노스 컨츄리>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거는 직장내의 성희롱, 성폭력 문제가 어떻게 한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가,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우리가 미국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이 났는데요. 독일 같은 경우에는 직장 내에서 성추행 문제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이걸 더 들춰내야 되는 것인데요.

오동진:
아버지가 아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니가 대학교수가 되면, 혹은 선생님이 되면, 가르치는 학생들을 멀리 봐야 된다. 학생으로만 봐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가정교육에서 해 줘야하고요. 아들이 직장에 들어가면, ‘직장에 들어가면,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를 여성으로 보면 안 된다.’ 이런 것을 주입적으로 가르쳐야 하고요. 아버지가 넥타이 메는 법, 면도 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이런 것도 일상적으로 아들에게 가르쳐 줘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런 것이 부족한 거에요.

앵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인권의식이 높아진 것이 얼마 안 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그런 문제들이 사회문제화 되고, 아직까지 일부 남성들은 과거의 권위주의적 잔재의 사고 속에 빠져 있고, 그런 것인데요.

오동진:
요즘 한국 남성들이 여성보다 훨씬 못하잖아요. 이제는 여성들을 우러러보고 살아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하고요.

앵커:
우러러보기 보다는 동등하게 생각하면 되는 데요.

오동진:
남극의 세종기지인가요. 거기 단장님이 여성분이 되셨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서 한국사회가 이제는 남녀의 역할이라고 하는 것들이 동등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보고요.

앵커:
그렇죠. 그런데 사고가 그렇게 안 되어 있는 거에요.

오동진:
그렇죠. 남성들의 사고가 아직도 그걸 못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사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만, 여성에 대한 성폭력, 조직적인 성폭력, 국가 차원의 성폭력, 전쟁 때 일본 처럼요.

오동진:
네, 보스니아 전쟁 때 인종 청소도 있었고요. 우리 영화로는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낮은 목소리>를 통해서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위안부의 문제, 일본은 아직도 부인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아무리 우파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우파는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아야기 해야죠.

앵커:
이건 좌우 문제가 아니죠.

오동진:
그렇죠. 이건 거짓말을 하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의 아베정부는 이런 측면에서 굉장히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이렇게 보았을 때, 일본 내에 오에 겐자부로 같은 작가들이 정부를 보면 얼마나 수치스러울까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 나라 정부는 그 나라 지식인이 수치스러워 하면 안 됩니다. 예전에 미국의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침공했을 때, 미국의 지식인들은 그것을 부끄러워 했거든요. 수치스러워 할 줄 알아야한다는 이야기인데요. <낮은 목소리>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 다큐멘터리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살아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짓 증언을 하겠어요? 모든 일들은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죠. 전쟁 중에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납니까? 그러니까 전쟁을 최대한 방지해야 한다. 이런 측면도 있죠.

앵커:
당연하죠.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자가 여성과 어린이이잖아요.

오동진:
아이들과 여성이 무슨 잘못을 했겠습니까?

앵커:
네, 이번 주말에 볼만한 영화 추천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오동진:
이런 측면에서 보시면, 브레드피트 주연의 <퓨리>, 이 영화도 권해드리고 싶고요.

앵커:
그리고 지금 난리가 났던데요. 소니 픽쳐스가 해킹을 당해가지고요.

오동진:
그렇죠.

앵커:
그게 막 유통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북한이 해킹한 모양이라고 하죠?

오동진:
아무래도 그런 개연성이 높다고 하죠.

앵커:
정말 어디가서나...

오동진:
네, 참 고민이에요. 한국에서 개봉되면 북한에서 그럴 것 같고요. 사실은 <인터뷰>가 제임스 프랑코라고 <스파이더맨>에 나왔던 비교적 유명한 스타가 나오는 작품이고요. 그러니까 만듬새가 엉망인 영화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 작품도 적극적으로 즐길 필요가 있어요.

앵커:
그렇죠. 저도 보고 싶은데, 개봉이 되나요?

오동진:
국내에서 개봉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여러 가지 남북 관계 문제를 발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저도 그런 점은 바라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퓨리>는 헐리우드 영화가 전쟁 영화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수준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 기술은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쨌든 영화속에서 전쟁 중에 벌어지고 있는 여성의 인권, 이런 문제도 비쳐집니다. 그래서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전쟁이란 무엇인가, 전쟁이 왜 벌어지고, 왜 그것을 수행하려고 애쓰는가, 전쟁의 폭력은 어디까지 닿아 있는가, 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는가, 이런 것 까지 생각하게 해 준 영화가 <퓨리>입니다. 국내에서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어서 전쟁영화가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앵커:
그런데 <퓨리> 잘 되지 않나요?

오동진:
100만 명이 넘었고요. 브래드피트의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입소문은 영화가 재밌다. 대단하다. 이런 입소문이 난 것이죠.

앵커:
제가 지난주에 <퓨리>보러 극장 갔는데, 예매를 못해서 현장에서 사려고 했는데, 매진이라서 다른 것 봤잖아요. <빅 매치>를 봤어요.

오동진:
<빅 매치>에 대한 선호는 호불호가 엇갈립니다. 저는 지지하는 쪽이고요.

앵커:
그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기만 하데요.

오동진:
그런데 한 편으로는 사이버 도박사가 주인공인 이정재를 속임수로 얽어 매서 계속 몰아대는 모양새가, 마치 자본주의가 누군가에게 가족을 볼모로 잡고, 쉼 없이 노동 현장으로 밀어붙이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은유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런 면 까지 보셨네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동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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