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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혼자 치유할 수 없는 만성 질환" - 이광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1-06 10:51  | 조회 : 9010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도박 중독은 혼자 치유할 수 없는 만성 질환" - 이광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앵커: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들,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계속 남아있습니다. 오늘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대한민국의 도박 중독을 해결, 관리하는 곳이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이광자 원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광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이하 이광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란 곳이 어떤 곳입니까?

이광자:
네, 저희 센터는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국가차원에서 예방하고, 또 치유, 재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1년 전에 설립된 도박중독전문상담기관입니다.

앵커:
공공기관인가요?

이광자:
그렇게 말할 수 있겠죠.

앵커:
오랫 동안 자살예방 전문가로 활동해오셨는데 어떤 연유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와 함께 하게 되셨는지요?

이광자:
원래 제 전공분야가 정신간호학입니다. 작년에 이화여대 교수를 정년퇴임하면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초대 원장으로 오게 되었는데요. 생명의 전화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도박에 대한 문제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도박과 자살은 밀접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앵커:
흔히들 가정에서 화투를 치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모여서도 하기도 하는데요. 도박이라고 하면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할까요?

이광자:
지금 말씀하신 것 처럼, 가정에서 화투 치는 것 처럼, 흔히 포커 하는 사람들이 자기는 도박이 아니라 재미로 한 두 판 하는 것인데 이게 도박이냐?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기원에서 바둑을 두더라도 돈을 걸고 하면 다 도박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가위바위보를 해서 손목 때리기를 한다든지 이런 것은 그냥 게임이지만, 돈을 건다면 이게 도박이 되는 것이죠.

앵커:
액수에 관계없이요?

이광자:
그렇죠.

앵커:
그러면 도박중독이라면 어느 정도의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이광자:
방금 도박에 대해 말씀드렸듯이, 도박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나치게 빠져들어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 문제인데요. 마치 고장난 브레이크 달린 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지요. 그래서 도박 중독이라는 것은, 고스톱을 자주 친다고 해서 모두 도박중독자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사교상 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그런데 어느정도 즐기고, 몰두하는 정도나 그 결과가 어떠냐? 이에 따라서 도박중독을 나누거든요. 보통 이야기하는 사교성 도박은 중독이라고 할 수 없는데, 이게 지나쳐서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든지, 지속적으로 하게 되어서 파산이나 이런 문제에 이르게 되면 병적 도박이죠.

앵커:
도박 중독에 빠지게 되는 단계가 있다고 하던데요. 설명을 해주시죠.

이광자:
그렇습니다. 처음에 도박 중독에 빠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대박 경험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대박 경험을 하는 승리 단계에서 시작을 하는데, 절대로 도박으로는 돈을 딸 수 없기 때문에, 금방 손실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되면 돈을 잃으니까 빚이 자꾸 생기고, 빚을 갚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빚을 갚기 위해서 집착하는 절망 단계로 가다가, 결국 포기 단계에 이르게 되면,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 빚을 너무 많이 지게 되고, 이혼도 하게되고, 결국 자살까지 하게 되는 그런 단계까지 가게 되죠.

앵커:
도박 중독인지 아닌지, 자가 진단하는 방법도 있나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저희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시면, 누구든지 간단하게 온라인으로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데요. 9문항으로 되어 있지만, 9개까지 가지 않고 짧게 2가지로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도박과 관련되어서 자기나 주위 사람들에게 거짓말 한 적 있느냐?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돈이나 시간을 배팅에 사용하게 되느냐? 이 두 가지 문제 중에서 한가지라도 해당이 된다면 도박중독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꼭 상담이 필요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꽤 높단 이야길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가요?

이광자:
네, 말씀하신대로 참 심각합니다. 저희가 2년마다 도박중독 유병률을 조사하는데요. 올해 조사한 결과가 바로 어제 나왔는데요. 5.4%로 나왔습니다. 이건 선진국에 비해서 2배 이상 높은 수치인데요. 성인 인구 100명 중에 5명이 도박중독 유병자라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만 20세 이상 성인인구가 38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 중에 200만 명 정도가 유병자로 추정되고, 그 중에서 57만 명 정도가 반드시 상담 치료가 필요한 수치입니다.

앵커:
도박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상당하겠지요?

이광자:
네, 중독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알콜이나 이런 것 보다 더 문제인 것은, 개인 파산은 물론이고, 자살, 범죄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00년에 48조원으로 조사되었는데, 2009년에 7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거든요. 더 염려되는 것은 2050년에는 어떨까? 추산한 내용이, 약 361조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비용이 대단하죠.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 처럼 도박중독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합법적인 사행산업이라고 할지라도 국가에서 규모를 줄인다거나 해야되지 않을까요?

이광자:
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가령 교통사고가 많이 난다고 해서 자동차 규모를 줄일 수 없듯이, 합법 사행산업을 줄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 보다는 불법 사행산업을 적극적으로 잡아야 되겠죠.

앵커: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이광자:
많죠. 도박중독에서는 합법보다는 불법, 온라인 도박 같은 것, 불법 토토, 이런 것들이 해외에 서버를 만들어 놓고 많은 사람들을 유인하죠. 이런 것들을 잡아야 되겠죠.

앵커:
그렇군요. 도박 중독은 일종의 만성질환이라고 하셨던데 혼자서는 절대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도박에 빠지는 사람들이 대부분 잘 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안 하려고 하면 안 할 수 있다. 내 의지대로 안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본인들이 아실 거에요. 절대로 본인의 이지로 그게 되지 않습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질병입니다. 그래서 숨기지 않고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 건가요?

이광자: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요. 개인상담치료, 집단치료, 이런 것들을 하죠. 가족 치료도 하고요. 또 빚을 많이 지기 때문에 재정상담, 법률상담, 이런 것을 통해 도박에서 빠져나올수 있도록 돕고요. 보통 3개월 정도를 기본으로 하고요. 3개월로 안 끝나죠. 6개월 정도까지, 심화과정까지 하고요. 그 다음에는 단도박가족모임이라든지, 이런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쪽으로 연계를 시켜서 계속해서 도박을 끊는 의지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앵커: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의 노력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광자:
그렇습니다. 도박중독자 가족의 관심사는 하나죠. 어떻게 하면 도박을 끊을 수 있냐?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합니다. 그 때마다 치료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도박중독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회복된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당뇨병처럼 평생 지속적으로 관리하다보면 회복될 수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리죠.

앵커:
간혹 빚만 갚아주면 나아지겠지 하고 도박 빚을 갚아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면서요?

이광자:
전혀 안 됩니다. 대부분 가족들이 끌려 들여간다고 할까요? 그런 과정 중에 하나가, 도박자가 이번만 갚아주면 절대로 안한다. 그런 다짐을 하죠. 그런데 그걸 갚아주기 시작하면, 한 6개월은 참을까요? 그런데 잃은 돈이 생각나서 또 시작하고, 결국은 도박중독자가 본인의 의지로 일어날 수 없게 만듭니다. 의존하게 자꾸 만들기 때문에, 빚을 갚아주기 보다는 그 사람이 빚에 대한 채무 계획을 본인이 직접 세우게 하고, 돈 갚는 것도 본인이 직접하도록, 그런 방법들을 저희가 구체적으로 도와드리죠.

앵커:
그렇군요. 도박 중독이 만성질환이라고 하셨는데, 그런만큼 예방이 중요할텐데요. 어떤 식으로 예방 할 수 있나요?

이광자:
예방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미 중독이 되고 난 후에는 시간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들죠.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아동,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대상별 맞춤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가령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을 위해서는 학교의 보건교사나 상담교사 대상으로 교육을 해서 그 분들이 예방을 할 수 있도록 돕고요. 대학생을 위해서는 대학생 도박중독예방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그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서 예방활동 하도록 하고요. 또 사행산업 종사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고위험군인데요. 그 분들을 위한 교육도 하고, 일반 국민을 위해서는 도박문제 인식 개선을 위해서 저희가 9월 17일을 도박중독 추방의 날로 정해서, 그날을 계기로 많은 활동을 하죠.

앵커:
앞서 도박중독 유병률을 말씀하셨는데, 연령층별로도 나오나요? 어느 층이 가장 많은가요?

이광자:
과거에는 4~50대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게 20대, 30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예방사업 초점을 청소년, 대학생에 두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방송을 듣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광자:
혼자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저희 센터에 도움을 받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365일, 국번없이 1336만 누르시면 바로 상담받으실 수 있고요. 전화상담 받으신 더다음에는 거주지에서 가까운 지역센터나 민간 상담기관에 연결해서 치료 받으실 수 있고요. 또 전화상담이나 내방이 어려운 분은 인터넷으로 공개나 비공개로 상담받으실 수 있습니다. 검색창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만 치시면 됩니다.

앵커:
지금 당장 1336만 누르면 되나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전액 무료로 치료해드립니다.

앵커:
지역별로 센터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현재 어디어디에 있습니까?

이광자:
서울, 부산, 강릉, 광주, 수원, 다섯 군데에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는데요. 올해 말까지 대전과 대구에 또 생기고요. 서울지역에는 서남부 지역에 한 곳이 더 생겨서 8곳이 되고요. 이것으로도 모자라기 때문에 저희 지역센터 외에도 전국의 25개 민간상담기관하고 연계에서 그 분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상담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역별로 심각한 지역도 있나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서울, 경기 지역이 제일 높습니다.

앵커:
제일 낮은 지역은 어딘가요?

이광자:
낮은 곳은 제가 지금 자료를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앵커:
비공개로 상담하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방법이 있습니까?

이광자:
그럼요. 1336에 전화하셔서 비공개로 넘어가셔도 되고요. 저희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시면 공개된 상담 내용이 있거든요. 그래서 나도 상담하고 싶으시면 인터넷 상담을 비공개로 하시면, 모든 정보를 다 공개하지 않고 해드립니다.

앵커:
본인이나 가족 모두 상담이 가능한가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앵커:
마칠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끝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주시죠.

이광자:
도박을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하시는 분들은, 저희 센터를 찾으시면 혼자서는 절대 끊을 수 없었던 도박을 멈출 수 있습니다. 법률상담, 재정상담을 통해서 빚을 갚아나가는 방법도 알려드리고요. 그래서 다시 일상적인 삶을 찾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그래서 이 순간에도 도박으로 고통 받으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국번없이 1336, 네 자리 번호만 누르시면, 언제든지 도박의 빚에서 희망의 빛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앵커:
막판에서 문자 보내주신 분이 계신데요. 6584번, “도박문제, 정부에서 병주고 약주는데,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어요.” 이렇게 조금 비판적인 글을 보내주셨네요. 어떻게 대답하시겠어요?

이광자:
도박이 하나의 놀이인데요. 중독으로만 가지 않는다면, 건전한 놀이문화로 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데요. 중독까지 가니까 문제이죠. 그럴때는 저희가 치료하고, 중독까지 가지 않도록 예방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이광자 원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광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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