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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 핫이슈> "나들가게 줄폐업, 대형 업체 규제하고, 유통 개선 지원해야"-중앙대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13 18:08  | 조회 : 4815 
앵커:
나들가게,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아마도 간판에서도 좀 보시고 하셨을 것 같은데, 정이 있어서 내 집 같이 드나들 수 있는 나들이 할 수 있는 가게, 이런 뜻으로요. 2010년에 정부가 대형 할인마트, 그리고 대기업 계열의 슈퍼가 많이 진출하니까 동네 슈퍼가 많이 어려워졌잖아요? 동네 슈퍼를 돕겠다, 이런 계획에 따라서 마련했던 명칭입니다. 4년 반 동안 예산이 굉장히 많이 지원이 되었어요. 750억원이 지원이 되었는데 폐업하거나 휴업하는 가계를 보니까 해마다 늘어나서요. 10곳 중에 1곳은 휴업이나 폐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원 대책이 나왔는데 왜 효과가 없었을까, 그리고 이게 대책이 나왔을 때부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런 지적이 뒤늦게 나오고 있는데요. 한 번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대 경제학부의 이정희 교수님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중앙대 경제학부 이정희 교수(이하 이정희):
네,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일단 나들가게 정책부터 한 번 보고 가야 될 것 같아요. 소개 좀 해 주시겠어요?

이정희:
네, 동네 슈퍼마켓이 어려워지니까요. 정부에서 동네 슈퍼마켓 조직화를 통해서 경쟁력을 증대를 시키자, 이런 목적으로 이런 지원사업이 시작이 되었고요. 이게 2010년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1만개까지 지원이 되었는데, 최근에 줄어들고 휴, 폐업이 늘면서 줄었습니다만, 주로 간판 교체라든가 나들가게 공동 브랜드를 사용하게 하고요. 마케팅 지원, 포스 설치 지원이라든가 컨설팅 지원도 해 주고 있고요. 또 공동 물류, 필요한 경우에 정책 자금 이자를 지원하는 이러한 지원 내용들이 있습니다.

앵커:
도입한 내용도 그렇고요. 취지도 상당히 좋은 것 같은데 실제로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가게가 많이 나타났다면 예산을 투입하고 이렇게 지원 정책을 펼친 게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가 될 것 같은데요?

이정희:
숫자가 전체적으로 1만개 정도 늘었었는데, 그런데 여기 보면 지원하더라도 효과가 있는 대상도 있고요. 효과가 전혀 없는 대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휴, 폐업을 한 가게 같은 경우는 이런 지원을 받았다 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런 경우라고 생각이 되고요. 물론 이러한 지원받았던 가게들 중에서는 성과가 상당히 나타나는 경우도 사실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좀 더 진단을 해 봐서 왜 이렇게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폐업이 늘어나는지, 전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왜 그런지, 그리고 또 지원을 해 보니까 과연 성과가 나타나더라, 그런데 아마 중요한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입지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거고요. 예를 들어 입지가 안 좋은 경우는 아무리 지원을 해도 살아나지를 못할 거고요. 또 하나가 점주분들의 의식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정부가 지원하더라도 점주분들의 변화의 의지라든가 이런 자세가 없으면 아무래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환경이 어려워지니까 점점 더 상황은 나빠지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지원된 돈이 750억원이라고 하잖아요? 아마 누적해서 계산을 한 것 같은데, 주로 어떤 데에 지원이 되었나요?

이정희:
750억이 아까 말씀을 드렸지만 간판 교체부터 공동 브랜드 사용에 관련되어서 마케팅 지원도 해 주고 있고요. 그 다음에 컨설팅 지원도 해 주고 있습니다. 매장 운영이라든가 경영 개선을 위한 컨설팅 지원도 해 주고 있고 포스 설치 지원도 해 주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에 주로 자금이 쓰이고 있고요. 연도 별로 2010년도부터 계속적으로 증액되어 오다가 최근에는 지원금이, 왜냐하면 이게 1만 개 정도 늘고 난 다음부터 지원은 좀 줄어 들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교수님, 그냥 생각해 볼 때 개점할 때 간판, 마크, 포스, 이런 거 지원하는 데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나요?

이정희:
워낙 점포 수가 많고요. 점포 수가 많으니까 지원금이 이 정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러다보니까 주로 초기에 지원금이 많이 쓰이고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될 부분이다, 또 이러한 지원 효과에 대한 분석들은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또 어떤 방향으로, 그러니까 가게마다 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맞춤형이면서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언뜻 드는 생각이요. 대기업 계열의 슈퍼마켓이나 대형 마트나 이런 데를 보면 일정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같은 소프트웨어를 돌리잖아요? 제품을 소싱한다고 하죠. 구입하는 거라든지, 그래서 어떤 가격에 파는 거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도와주고 있는데, 혹시 이 나들가게 같은 경우에 브랜드는 같이 마크도 붙이고 쓰는데 이런 것들이 같이 안 되니까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정희:
네, 그렇습니다. 대기업 같은 경우에 본사에서 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리고 상당히 과학적으로 분석이 되고 관리가 이루어지는 거죠. 그런데 나들가게 같은 경우엔 개별 점포다보니까 정부가 공동 브랜드는 쓰지만 사실 보면 매장도 표준화 같은 것이 제대로 안 되어 있고 그리고 아무래도 경영에 대한 분석, 이런 것들이 과학적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포스 같은 건 다 깔았지만 아직 포스 활용도가 낮은 편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포스를 깐 이유는 뭐냐면 이런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서 경영주들께 피드백을 해 줘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관리를 보다 과학적으로 해야 될 것인지를 지도를 해 주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아직 미흡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보통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고 해도 같이 공동구매를 한다든지요. 아니면 물류센터도 같이 한 곳을 같이 써서 물류비도 절약하고, 이런 게 있어야 될 텐데 이런 것들이 뒷받침이 안 된 게 아닐까요?

이정희: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나들가게는, 원래 내용 중에는 공동 물류가 다 들어가 있는데, 이 공동 물류 부분도 아직은 미흡한 편이고요.

앵커:
하고는 있나요?

이정희:
예, 하고는 있는데 아직은, 왜냐면 기존에 나들가게용은 아니지만 동네 슈퍼를 위해서 공동물류센터 지원 사업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과 나들가게가 좀 더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공동구매, 그러니까 개별 점포들이 힘이 없으니까 공동으로 구매를 해서 공동 물류로 이어지는 이러한 것들이 중요한데 이런 것들이 좀 미흡합니다. 사실 물론 공동물류를 모든 품목을 다 가져갈 수는 없을 거고요. 중요한 품목에 대해서만 공동물류로 가고, 또 개별적인 것에 대해서는 점주분들의 능력에 따라서 구매가 잘 이루어질 수가 있게 됩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이런 물건들을 잘 구매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 같은 경우는 상당히 경쟁력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런 마케팅이나 이런 것들이요. 요즘에는 동네 슈퍼들이 편의점으로 변신을 상당히 많이 했더라고요. 그런데 편의점으로 바뀌면 굉장히 제가 좋아하는 건데,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거라든지, 이런 것들은 정말 유통업체의 힘이 있어야지 가능한 거잖아요? 그런 부분도 지원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정희: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이러한 공동물류를 통해서 사실은 구매 파워가 세져야 하거든요. 개별 점포별로는 이러한 프로모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제조업체가 그런 부분들을 지원해줘야 되는데 힘없는 구매자들에게는 이런 프로모션을 지원해 주기가 어렵고요. 그렇다보니까 대형 업체는 아무래도 판촉 지원 부분들을 제조업체로부터 많이 받고 있고...

앵커:
그 부분을 정부가 나들가게 정책에 더 써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정희:
예, 그렇습니다. 공동물류가 사실 활성화가 되고, 공동물류라는 것은 공동구매가 다 포함이 되거든요. 이러니까 공동구매를 통해서 바잉 파워를 이런 조직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면 아무래도 프로모션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많아지고요. 이런 것들이 조합원들에게,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앵커: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이런 나들가게 정책이 있지만 이래도 잘 안 되고 있는 이런 부분들이 있고요. 사실은 어떤 규제 부분도 강하게 보호를 해 줘야 되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대형 마트 문 여는 거라든지, 그런 것들.

이정희:
네, 그렇습니다. 아마 소상공인 문제는 시장에 맡겨 놓고 단순하게 소상공인 지원만 해서는 정책 효과를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적절한 규제라든가, 이 부분이 뭐냐면 시장에서 작은 업체나 큰 업체나 이것이 동시에 힘의 논리에 의해서 시장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될 거다, 그런 면에서는 정부가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보아지고요. 그러나 규제만 갖고는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중소 유통업체들한테 지원인데, 문제는 지원 방법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효과 있는 지원 방법을 쓸 거냐,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중소 상인들이 변화를 하려고 하는, 제가 중소 상인들을 연구를 해 보고 조사를 해 보면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분들이 변화에 대해서 좀 의지가 부족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분들이 2~30년 동안 가게를 해 왔지만 어떻게 보면 타성에 젖어 있는 분들도 계시고...

앵커:
바뀌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많이 안 하시는군요?

이정희:
걱정은 하는데, 어떻게 이걸 대응할지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고요. 또 이러한 정부가 교육도 시키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도 상당히 어떻게 보면 그걸 쉽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왜냐면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별로 없으니까 암울하다, 이러니까 내가 변화를 해 봐야 소용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희망을 줘서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렇게 보겠습니다.

앵커:
그거는 어떻게 보면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는 걸로 보완이 될 수 있을까요?

이정희:
지금까지도 교육, 컨설팅을 많이 하고 있는데 교육, 컨설팅 방법에 있어서도 사실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 같고요. 왜냐하면 그냥 모든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아 놓고 교육하는 방식은 사실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매장에서 변화된 것을 보여주면서, 변화가 되면 성과가 나타나고 고객들이 도와주고, 이런다면, 일단 매장이 청결하고 정리 정돈만 잘 되어도 고객들이 반응이 좋거든요? 그리고 젊은 고객들 돌아옵니다. 그러니까 젊은 고객들은 지저분하고 이런 것들을 싫어하니까, 젊은 고객이 돌아오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데, 그런 걸 직접 체험하면 이런 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정책적인 허점도 많지만 교수님 말씀 들어 보니까 골목 상권에 계시는 동네 가게 운영주들도 적극적인 상황 인식을 하고 변화를 시도해야지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정희: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희:
네, 고맙습니다.

앵커:
중앙대학교 경제학부의 이정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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