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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9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0-29 14:59  | 조회 : 4045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톱스타 조승우씨가 제대하자마자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는데, 출연료가 사상 최고라면서요?

= 지난 23일 군에서 제대한 조승우가 한국 뮤지컬계에 회오리를 몰고 왔습니다. 내달 30일 개막하는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하면서 회당 출연료 1800만원에 계약했습니다. ‘지킬 앤 하이드’의 공연 횟수는 총 198회인데요, 이 중 조승우는 80회 분량에 출연합니다. 합산하면 14억4000만원, 사상 최고의 뮤지컬 출연료입니다.
(다른 배우나 장르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뮤지컬에서 최고 기록은 동방신기 멤버였던 시아준수가 받은 액수입니다. 시아준수는 올 초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됐던 뮤지컬 ‘모차르트!’에 출연하면서 총관객 수에 따라 출연료가 변동되는 러닝 개런티로 계약했습니다. 15회 출연분이 모두 매진돼 회당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총액은 4억5000만원에 이릅니다.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300만원대라 걸 감안하면 파격적인 액수죠. 조승우는 회당 출연료로는 시아준수에 뒤지지만 공연 횟수에 따른 총액에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영화와 비교해도 높습니다. 송강호·설경구 등 국내 정상급 배우의 작품당 출연료가 5억원 이하입니다. 조승우가 입대 전 영화 출연료로 받은 액수도 4억5000만원이었습니다. 참고로 TV 드라마 회당 출연료 중 공개된 최고액은 2007년 ‘쩐의 전쟁’ 번외편 4회분을 제작할 때 박신양이 받은 1억6000만원입니다. 드라마 경우엔 배용준?이병헌 등 한류스타들이 수억대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공식 확인은 안 되고 있습니다.

2. 조승우씨, 대중에겐 아무래도 영화 ‘타짜’나 ‘말아톤’ 등으로 알려진 배우인데요, 뮤지컬계에서 입지가 대단한 모양이죠?

= 조승우, 두말할 나위 없이 국내 최고 뮤지컬스타입니다. “지금껏 조승우의 뮤지컬을 보지 않았다면, 당신은 불행하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초연 당시 무명의 조승우에게 ‘조지킬’이라는 애칭을 안기며 당대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발돋움시킨 작품입니다. 그와 일했던 연출자?제작자들은 한결 같이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디테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끈기와 열정을 국내 최고로 꼽습니다. 신인 배우에게 ‘포스트 조승우’나 ‘리틀 조승우’라는 닉네임은 대단한 영광으로 회자되지요. 본인도 영화나 드라마보다 관객을 직접 대하는 뮤지컬 장르에 대한 애착을 보였고, 때문에 제대 즉시 무대 공연으로 복귀한 것입니다.

3. 제대를 기다려온 뮤지컬팬이 많았을 텐데, 티켓 판매 상황은 어떤가?

= 티켓 판매 역시 기록적인 행보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는 26일 판매가 시작된 12월 출연분 티켓 1만5000장이 15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예매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지킬 앤 하이드’ VIP석은 13만원, R석은 11만원입니다. 1회분 티켓이 다 팔리면 매출액은 1억2000만원에 이릅니다. 그 중 15%를 조승우가 가져가는 셈입니다. 군대 가 있던 2년간의 공백이 그의 희소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티켓 파워가 입증됐다는 건데 고액 출연료에 대해 뮤지컬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엇갈립니다. 한 제작관계자는 “5개월 정도 장기 공연이면 마케팅 비용이 최소 10억원인데, 조승우가 출연하면 마케팅 비용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전회 매진 기록으로 14억원 이상의 몸값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또다른 공연기획자는 “한 해 올라가는 뮤지컬 10개 중 9개가 망하는 게 한국 시장인데, 조승우 때문에 다른 배우 출연료까지 동반 상승할까 두렵다”고 했습니다.

4. 요즘은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점이 출연료 상승에도 일정한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대표적인 사례가 아까 말씀드린 시아준수의 ‘모차르트!’입니다. 원래 가수 조성모가 출연하기로 돼 있다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대타로 계약한 시아준수는 출연 분 15회가 티켓 오픈 몇 시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소녀시대’ 멤버인 제시카가 출연한 ‘금발이 너무해’나 태연이 출연한 ‘태양의 노래’도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샤이니’의 온유가 뮤지컬에 처음 출연한 ‘형제는 용감했다’ 역시 온유 출연분은 객석을 채웠습니다.
아이돌 스타에 대한 쏠림 현상은 이들의 출연분 점유율을 봐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날의 유료 점유율은 모두 90% 넘기지만, 더블이나 트리플 캐스팅된 다른 배우가 출연한 날의 점유율은 60∼70%에 불과한 식입니다. 때문에 뮤지컬계에선 “유명한 작품도 소용없고 완성도도 필요 없다. 아이돌 스타만 나오면 흥행 가능하다”란 자조 섞인 토로가 나오기도 합니다.

5. 실제 무대에서도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해주나?

= 그에 대해선 평가가 분분합니다. 물론 전문 배우들에 비해 기량이 월등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아준수의 경우 기존 뮤지컬배우와 다른 무대 장악력과 연기 몰입으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고액 출연료에 대해서도 제작사 측은 “연습기간까지 합쳐 두 달을 꼬박 투자해야 하는데, 시아준수가 다른 활동을 하면 그 이상의 액수를 벌 수 있지 않겠느냐. 결코 터무니없는 몸값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6. 스타배우가 나서야 티켓이 잘 팔리고, 그러다보니 스타는 몸값을 더 올리고
이에 따라 티켓값은 자꾸 오르고, 그런 구조네요.

=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중문화평론가 성기완씨는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 대중은 비용을 지불하고 문화 콘텐트을 이용하는 데 인색하다. 유일하게 기꺼이 돈을 쓰는 이들은 스타를 향한 팬들이다. ‘팬덤’ 중심의 관람문화가 뮤지컬이라고 예외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뮤지컬시장 자체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조용신 뮤지컬 평론가는 “2001년 이후 계속 들어온 해외 대작 뮤지컬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며 “미국에서도 1920년대말 북(book) 뮤지컬이 등장하기 전까지 보드빌 시대를 주름잡은 건 스타였다. 결국 관객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창작품이 나와야 스타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작품 완성도보다 배우를 보고 뮤지컬을 택하는 대중의 관람 패턴이 유지되는 한, 배우 몸값의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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